젖먹이 유아나 어린 아기를 둔 주부가 집안일을 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누가 뭐래도 아기의 안전이다. 위험에 대처하는 자기방어능력을 갖추지 못한 유아를 떼어 놓고 일하자니 처음부터 일이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렇다고 업거나 안고서는 제대로 일할 수가 없다. 때문에 대다수 주부들이 생각해내는 아이디어는 아기를 잠시 재우는 것이다.하지만 잠든 아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될 때 주부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다. 잠이 제대로 들었는지, 아니면 자다 깨서 칭얼대지나 않는지 영 걸리기 때문이다.‘에인절 케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아이디어 상품은 이 같은 주부들의 불안심리를 겨냥해 만들어진 특징을 갖고 있다. 달리 말하면 잠든 아기의 상태를 체크해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에게 전달해주는 원격감시 기능을 갖고 있는 상품이다.이 상품은 잠든 아기의 이불이나 매트 밑에 깔아주는 발신기(진동센서 패트)와 주부 곁에 놓아두는 수신기의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진동센서 패트는 아기의 조그마한 움직임도 놓치는 법 없이 호흡활동 등을 감지해 디지털음으로 수신기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아기가 만일 20초간 움직이지 않는다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돼 있다. 방음이 잘돼 있는 공동주택과 이웃집의 소음이 들리는 목조주택 두 군데에서 실험을 한 결과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신기는 음량과 감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으나 값(개당 1만7,900엔)이 비싼 것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오토스윙흔들EG’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흔들의자는 아기를 재울 때 좀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신혼부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상품은 지금까지의 일반 흔들의자가 아기의 컨디션, 기분에 관계없이 단순 기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진 것과 달리 과학적인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됐다는 큰 차이를 갖고 있다.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아기를 눕혀 놓는 부분이 모체의 심장박동수와 고동에 가까운 움직임을 재현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의자에 내장된 자석의 반발에 따라 아기가 누워 있는 부분의 스윙폭이 달라지며 7가지의 음악에 맞춰 스윙동작이 15분간 계속 유지되도록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가상품임에도 불티나게 팔려상품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일본의 한 출판사에서 5쌍의 엄마, 아기에게 이 의자를 빌려준 후 3일간 사용하도록 한 결과, 이중 4쌍으로부터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응답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긍정적으로 답한 주부들은 ‘아기가 평소보다 훨씬 빨리 잠들었다’ ‘푹 잠을 잤다’는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남자아기를 가진 한 주부는 “처음에는 의자가 이상하게 생겼다고 싫어하는 눈치더니 2~3일째는 곧 편안하게 잠들고 자는 시간도 평상시보다 30분~1시간 길어졌다”고 대답했다.이 의자는 개당 6만3,000엔의 고가품임에도 불구, 지난 1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후 입소문으로 어느새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상품전문가들은 늦은 결혼과 출산기피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가정마다 어린이수가 크게 줄어든 점을 지적, 유아와 어린이를 안전사고와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상품은 앞으로도 계속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맞벌이부부의 증가로 부부의 소득은 늘어난 반면, 아기와 어린이를 위해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이상 이를 고기능, 아이디어 상품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갈수록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양승득·한국경제 도쿄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