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시장에 ‘8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세계 최대의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여기에 도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의 버전이 ‘8’이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비슷한 시기에 새 버전을 선보이면서 인터넷 시장 장악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3,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인터넷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골리앗’ AOL과 소프트웨어(SW)시장을 평정했지만 9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쳐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다윗’ MS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의 공통점은 스팸메일 차단 기능이 향상되고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또 미국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인스턴트메신저(IM) 기능도 한결 좋아졌다.지난 10월15일부터 서비스된 AOL8은 맞춤형 서비스로 IM에 만화로 된 ‘버디 아이콘’을 추가하고 초기화면이나 이모티콘 IM 접속자를 구분할 수 있는 사운드 등을 개인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스팸메일 차단 기능이나 AOL의 강점인 인터넷 이용 통제 기능이 향상됐으며 e메일 프로그램도 좋아졌다.10월24일부터 제공되는 MSN8은 AOL의 강점을 많이 수용하는 한편 MS의 강점인 e메일 기능을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사진편집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머니’(Money)와 같은 독점적 콘텐츠도 강화했다.MS는 MSN8 출시를 계기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5억달러의 개발비가 들어간 MSN8 출시에 맞춰 3억달러짜리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이 캠페인은 10월24일부터 10일간 계속되는 출시 이벤트로부터 시작돼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출시 이벤트로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인기가수 레니 크래비츠의 공연이나 타임스퀘어가든에 대형 광고를 내보내는 것 등이 있다.MS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90% 이상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홍보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7년 동안 적자에 허덕거려 온 MSN서비스를 흑자로 전환시킬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봅 베스 MSN 마케팅이사는 “MSN8은 윈도나 오피스에 맞먹는 대형사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MS의 공세에 대해 AOL도 대대적인 광고전으로 맞섰다. AOL은 AOL8 출시기념으로 지난 10월15일 뉴욕 링컨센터에서 AOL 가입자 2,000여명을 초청, 인기 팝가수 알라니스 모리세의 콘서트를 열었다. 또 새 서비스 홍보를 위해 AOL이 약 1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designtimesp=22995>은 보도했다.주피터리서치의 데이비드 카드 애널리스트는 이들 신제품이 기존의 경쟁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나비’(MSN 서비스의 상징)와 함께하면 더욱 즐겁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MS의 공세가 막대한 자금력의 뒷받침을 받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