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개인보안시장서 무한경쟁 선언...아파트 보안시스템 선보이고 '돌격 앞으로'

‘이제는 가정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 무인경비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보안시장 가운데 무인경비시장의 규모는 5,000억원 정도. 업계에서는 올해 말에 7,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2000년 4,300억원에 비해 지난해 약 20%의 성장세를 보인 무인경비시장은 매년 20% 정도의 성장세를 거듭해 오는 2006년에는 약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현재 대형빌딩, 금융기관, 상점을 중심으로 한 기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따라서 이들 기존 고객층을 벗어나 홈시큐리티(Home Security), 즉 개인을 위한 보안시장이 무인경비업체가 주력해야 할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특히 주5일 근무제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독신자, 맞벌이부부, 주말나들이가 잦은 아파트와 주택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아직 국내 1,200만 가구 중 무인경비를 이용하는 가구가 약 1% 수준에 그치는 만큼 가정용 보안시장의 성장잠재력은 엄청나다.보안산업은 크게 인력경비와 기계경비로 구분된다. 인력경비는 경비원만으로 경비업무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시스템경비라고도 불리는 기계경비는 전자통신기술을 통해 무인경비를 실현하는 경비체제다.국내 무인경비시장은 에스원과 캡스, 이들 업체가 시장점유율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에스원이 22만 가입자, 캡스가 18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뒤를 첩(Chubb)시큐리티, SOK, GS안전 등의 업체들이 잇고 있다. 따라서 신흥시장인 가정용 보안시장을 놓고 벌이는 이들 업체의 경쟁은 ‘첨단화’를 추구하는 빅2 업체들의 모습과 중저가 상품 공략 등 틈새시장 개척에 나선 중소업체들의 경쟁으로 집약된다.중소형 업체들은 특화된 가정용 상품 선보여우리나라 주택 중 약 50%를 차지하는 것은 아파트다. 아파트는 보안업체들이 노리는 영업대상 1순위다. 에스원의 경우 지난 2000년에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아파트 2,000여 가구에 무인경비시스템을 갖춘 통합보안시스템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점유율 2위의 캡스도 마찬가지. 역시 같은해 경기도 군포시 궁내동 고급빌라 200가구에, 그리고 지난해 파주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1,200여 세대에 정규직원이 직접 24시간 상주하는 보안서비스를 선보였다.이들 빅2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업체들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가정용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나 독특한 특징을 가진 제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특히 3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GS안전, 첩시큐리티 등은 독특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GS안전은 최근 아파트 용역관리업체 ‘라이프타운’과 제휴해 수도권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영업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또 외국기업인 첩시큐리티는 해외의 사례를 적용해 가정용 시장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조만간 가정과 개인의 안전을 결합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 현재 추진 중인 것은 ‘메디컬 모니터링’이다. 평소 건강과 기타 신변상의 안전 등에 있어 일반인보다 위험 요소가 많은 노약자를 효과적으로 돌봐주고 보호해주기 위한 시스템으로, 지정된 상담요원이 수시로 고객의 건강과 일상을 체크하고 조언해주는 시스템이다.이준구 첩시큐리티코리아 사장은 “안전의 개념은 이제 시큐리티(Security)에서 세이프티(Safety)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앞으로 보안산업은 단순히 자산과 건물을 지킨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한 개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지켜주는 통합적인 서비스로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가정용 보안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첨단화 추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경비원이 순찰을 도는 것을 넘어 첨단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경비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에스원은 스마트카드를 활용한 아파트 보안시장을 올해 신규사업 개척분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 삼성그룹 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100만개의 스마트카드를 발급한다는 방침이다. 이 카드는 방범ㆍ출입은 물론 신용카드ㆍ교통ㆍ쇼핑ㆍ전자화폐 등 여러 가지 부가 기능을 갖추고 있다.캡스는 지난 10월16일 경비대원들에게 아예 개인휴대단말기(PDA)를 1대씩 지급했다. 대원들이 이동 중에도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경찰청 등록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무인경비업체들은 130여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1,000여개에 달했던 것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현재 이들 중 메이저업체는 대략 10개 정도가 꼽히고 있다.따라서 우리나라 보안업계는 자질과 교육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개가 넘는 업체들 중에서 사고발생시 고객에 대한 보상문제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