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급 화질에 CD수준 오디오 갖춰...홈시어터로 활용가능

커뮤니티서비스로 유명한 인터넷서비스업체 프리챌은 지난 10월15일부터 사용자가 접속하는 첫 페이지에 장문의 편지를 띄워놓았다.“프리챌이 단순히 이익만을 위하여 유료화를 실시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욱 고민하고 채찍질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한 커뮤니티 유료화였음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프리챌이 최근 대표적 서비스인 커뮤니티서비스를 11월14일부터 유료화한다고 밝힌 뒤 네티즌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자 전제완 대표가 장문의 호소문을 띄워 놓은 것이다.지난 4월 다음이 인터넷 우표제를 실시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와 관련해 네티즌의 집중 공격을 받은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됐다.사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를 장기적인 대세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유료서비스를 실시할 때마다 이 같은 ‘시련’을 겪어야 할까. 하지만 모든 유료화가 이처럼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는 것은 아니다.전통적으로 영화나 게임처럼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는 유료화에 대한 저항이 그다지 크지 않다. 영화나 게임은 온라인 콘텐츠 이전에 오프라인상에서 이미 유료 서비스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국내에서 지난 96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인터넷 영화 VOD(Video On Demand) 서비스, 즉 원할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인터넷 영화서비스가 최근 ‘콘텐츠 유료화’ 바람을 타고 고화질로 거듭나고 있다.각각 차별화된 특성을 지닌 ‘인터넷 극장’ 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하는가 하면 포털사이트들도 차세대 수익사업의 하나로 고화질 영화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서비스 공급자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 요즘 인터넷 영화 시장의 현황이다.영화·게임… 유료화 저항 크지 않아인터넷 영화 VOD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현재 약 450억원 정도라고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조사된 233억원 규모의 두 배 가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것. 이는 전체 영화시장의 5%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그중에서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인터넷 영화 전문업체들의 선두는 지난 2000년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씨네웰컴(www.cinewel.com)이다.인터넷 영화사이트 업계점유율 1위로 800여편의 영화를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360만명 정도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이 회사는 10월16일부터는 윈도미디어9 버전을 이용한 영화 상영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기존에는 윈도미디어7 정도를 활용한 것이 전부였지만 새로운 버전을 이용함으로써 고화질의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기존 미디어플레이어가 전체 화면으로 키웠을 경우 화질이 선명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전체 화면으로도 디지털 TV급의 화질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얘기다. 홈시어터 구축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는 한 달 동안 한국영화 <미인 designtimesp=23135> 등 4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플레이어의 성능이 안정화되면 본격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전략이다.아예 인터넷 멀티플렉스를 표방하고 새롭게 등장한 사이트도 있다. 지난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무비스(www.movies.co.kr)는 영화배급사 시네마서비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영화사의 배급영화를 인터넷 고화질 VOD로 제공하는 사이트를 지향한다.다른 인터넷 영화서비스업체나 포털사이트들과 달리 처음부터 ‘DVD급 인터넷 영화’를 제공한다는 태생적 배경을 안고 있다. 오픈 당시부터 80여편의 고화질 영화를 갖추고 출발했다. 조만간 150편 이상을 갖춘 말 그대로 ‘인터넷 멀티플렉스’가 되겠다는 각오다.포털사이트의 경우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가 좀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음(www.daum.net)은 지난 8월부터 자사 사이트의 ‘상영관’ 내에 새로 ‘고화질관’을 열고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60여편의 영화를 서비스하고 있다.야후(kr.yahoo.com) 역시 자사 상영관 카테고리 내에 고화질관 코너를 마련해 두었다. 상영 중인 고화질 영화는 60편 정도.포털사이트들의 특이한 점은 영화전문업체가 아닌 만큼 대중적 인기도를 작품선정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후의 고화질관 추천작으로 올라와 있는 것은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 designtimesp=23148>이다. 이는 같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룬 TV드라마의 인기도를 반영한 결과다.포털, 대중적 인기도 높은 고화질 영상 제공코리아닷컴(www.korea.com)에서도 같은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0월 오픈 2주년을 맞이하며 사이트를 개편한 코리아닷컴 역시 고화질관을 새로 마련했다. 코리아닷컴에서도 추천작으로 <장군의 아들 designtimesp=23154>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코리아닷컴은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인 두루넷의 계열사다. 최근에는 이들 ISP의 영화 VOD서비스 시장 진출도 부쩍 활발해진 모습이다. 코리아닷컴의 사례처럼 이들은 주로 따로 사이트를 두고 영화를 서비스한다.또 다른 ISP업체 온세통신은 자사 계열사인 신비로 사이트(www.shinbiro.com)를 통해 VOD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역시 고화질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닷컴(www. hanafos.com)은 지난 9월 본격적인 VOD서비스를 시작했다. 장르별, 언어별, 인기도별로 영화를 검색할 수 있는 맞춤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역시 고화질관을 따로 두고 있는 하나포스닷컴은 다른 포털사이트들처럼 <장군의 아들 designtimesp=23160>을 인기영화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인터넷 영화 VOD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비중을 살펴보면 전문업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포털사이트와 ISP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정책은 편당 결제하는 방식과 월정액으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나뉘는데 업체별로 각각 다르다. 다만 편당 500원에서 1,000원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이 공통적이다.하지만 TV화면 연결을 통한 홈시어터 수준까지 서비스질을 높이겠다는 이들 VOD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남아 있다.최신 영화의 배급속도가 아직 비디오나 DVD에 못미치고 있는데다 한국영화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또 성인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50%에 육박한다는 점도 시장 확대를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