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 대우자판연합, 제3세력 방어 나설듯...내년 초 정기주총서 최종 판가름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의 새 주인은 누가될까.GM대우가 대우자판의 지분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재계에서 쏟아지는 질문이다. 일단 아주그룹이 상당부분을 인수해 단숨에 1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재계는 내년 초 열리는 대우자판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진짜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만큼 대우자판을 노리는 기업들이 많다는 얘기다. 어느 기업들이 입맛을 다시고 있는 것일까.아주그룹은 지난 10월17일 계열사 아주파이프공업 등을 통해 GM대우의 대우자판 지분 11.12% 중 9.12%를 인수해 1대주주로 올라섰다. 나머지 지분 2%는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 등 임직원이 매입했다. 아주그룹은 이사장의 권유로 대우자판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이들은 향후 대우자판의 경영 및 자동차판매는 이사장을 비롯한 현 임직원이 맡고 제반 자동차사업은 아주가 확대시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자동차딜러로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주는 ‘자마이카’(사진·아래)라는 브랜드로 중고차사업을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했고, 올해는 렌터카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앞으로 오토리스·정비·보험 등으로 자동차사업을 확대시켜 그룹의 주력업종으로 굳힌다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문제는 아주 및 이사장의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대우자판 주식의 소재다. 대우자판측은 2대주주인 도이체방크(5.34%) 등 외국인이 20%를, 직원 및 기관이 각각 15%와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3%는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아주 및 이사장측 우호지분은 자신의 보유지분 12%와 직원 15% 등 27%에 불과하다.따라서 나머지 73%는 다른 대주주가 매집경쟁에 나설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릴 수 있는 지분이다. 먼저 대우자판측은 아주측이 지분을 20~30%로 늘려갈 계획인데다 GM대우가 아주와 이사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대주주의 변경은 물론 경영권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이사장도 “적어도 5년간 GM대우의 자동차를 독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해 아주 및 이사장이 GM대우와 모종의 긴밀한 협약을 맺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예컨대 이들 셋이 유사시 적대적인 제3의 세력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아주·이동호 대우자판 사장 지분 11.12% 확보하지만 재계는 일단 LG와 SK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두 그룹은 아주와 유사한 자동차 관련 사업에 뛰어들어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자판의 재무구조가 좋아지고 있는 것도 이들이 주시하는 큰 이유다. 대우자판은 2000년과 2001년 각각 597억원과 5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상반기에만 532억원의 흑자를 내 11월 중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있다.대우자판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SK로 전해지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GM대우가 대우자판에 손을 뗀 이후 SK가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SK는 (주)SK를 통해 자동차 텔레메틱스 서비스인 ‘엔트랙’, 트럭운전자 물류종합서비스인 ‘내트럭’, 법인대상 장기렌터카서비스인 ‘로드파크’를 운영하고 있다.이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벤처기업에도 적극 투자해 엔터넷과 주유소 네트워크 서비스업체인 ‘엔카’, 온라인 자동차 구매업체인 ‘오토큐브’, 차량도난방지 원격제어시스템업체인 ‘텔레스타’에 지분출자 중이다. SK글로벌은 카라이프(카케어), 스피드메이트(경정비), 렉서스(자동차판매)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따라서 SK가 대우자판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면 기존 자동차 관련 사업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희정 SK글로벌 에너지판매부문 부장은 “자동차 딜러는 렉서스사업으로 끝인 것으로 안다”며 대우자판 지분참여설을 부인했다.하지만 M&A전문가들은 SK가 대우자판의 지분참여를 여러 채널을 통해 노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한 M&A전문가는 “SK가 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대우자판 지분참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 1대주주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LG는 2000년부터 LG칼텍스정유가 운전자 드라이버 포털서비스인 ‘얄개’를 운영, 무선인터넷정보제공 및 중고차매매사업을 시작했고, 그해 12월에는 주유소 유지 및 인터넷 서비스인 넥스테이션을 실시해 왔다. 이에 앞서 LG는 98년부터 대우자판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당시 대우자판은 자동차 마케팅기법으로 오토카드를 도입, LG카드와 손을 잡았다.최근 LG카드, LG화재는 대우자판과 손잡고 오토리스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영원 LG칼텍스정유 홍보팀장은 “자동차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여 온 것은 사실이지만 대우자판 지분인수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LG가 SK의 대우자판 지분에 참여할 것에 대비해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정몽규 전 현대자동차 회장이 이끄는 현대산업개발도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다. 정회장은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현대자동차 퇴직임직원들이 운영하는 자동차 관련 벤처기업들에 투자를 하는 등 자동차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정회장은 중고차 온라인 비즈니스업체 오토큐브에 출자하면서 최태원 SK 회장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SK가 대우자판 지분매입에 나설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우호지분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이런 점에서 내년에 열릴 대우자판의 주총은 벌써부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