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7일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현재, 일본 유통업계와 광고, 영화계는 설렘을 감추지 못한 채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업계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 때문이다. 만화영화 ‘철완 아톰’을 이용한 대규모 특수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데즈카 오사무의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진 만화영화 ‘철완 아톰’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귀엽고 깜찍한 얼굴에 뿔 모양의 헤어스타일로 멋을 낸 우주소년 아톰이 주먹을 불끈 쥔 채 다리를 활짝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을 기억하는 한국의 시청자들 또한 적지 않다.우주를 종횡무진 누비며 악당들을 쳐부수는 철완 아톰의 눈부신 활약은 소년, 소녀들의 우주에 대한 신비와 동경을 자극하며 80년대까지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의류, 문구 등의 소비재업체들과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은 2003년 4월7일이 아톰의 작품상 생일인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데즈카 오사무가 고분샤의 잡지 <소년 designtimesp=23274>에 철완 아톰이라는 이름으로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 1952년이고, 만화영화는 1959년부터방영됐지만 공상과학만화인 작품에서 아톰이 태어난 날은 2003년 4월7일이라는 것이다.아톰영화는 90년대 이후 방영이 중단됐고, 자연 아톰의 인기도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작품 속의 아톰 생일이 수개월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마케팅에 최대한 활용, 판촉활동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아톰 관련 프로젝트 중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지상파 방송의 ‘아스트로보이, 철완 아톰’이다.59년과 마찬가지로 역시 후지TV가 방영할 이 작품은 원작과 등장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시나리오를 바뀐 상황에 맞게 새로 고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작품을 제작할 데즈카프로덕션은 “기본적으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10세 정도의 어린이들을 1차 대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어린이들 사이에 아톰 붐이 또 한 번 뜨겁게 불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는 코멘트다.이 영화는 2004년 여름 미국 할리우드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소니의 출자회사인 미국 소니 픽처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 가칭 ‘아스트로 보이’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스트로 보이는 만화영화가 아니라 전 과정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해 만드는 영화가 될 것이며 100억엔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영상물 외에도 아톰 붐의 기폭제가 될 다채로운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열도 각지에서 아톰을 이용한 각종 이벤트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도쿄 오다이바지역에서 열리는 행사가 백미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주최측은 내년 3월부터 아톰영화의 할리우드 진출이 실현되는 2004년 여름까지 오다이바를 ‘도쿄 아톰 시티’라고 부르는 한편 전 지역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잇달아 치를 계획이다.전철역 앞에 아톰 모양의 캐릭터 인형을 집중 설치하거나 아톰스타일로 꾸민 놀이기구를 세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오다이바에는 특히 아톰을 방영한 후지TV의 본사가 있어 아톰 붐을 조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유통업체들 중 이토요카도는 아톰 캐릭터를 넣은 탄생일 카운트타운 티셔츠를 내년 3월까지 한정판매하는 한편 그림책도 매달 5종씩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제품판촉에 아톰 캐릭터를 사용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체결한 업체는 현재까지 최소 60개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시장 규모가 종전의 네 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상품정보전문지 <트렌디 designtimesp=23288>는 2003년을 리드할 히트상품 중 철완 아톰 붐을 17위에 올려놓아 주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