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더 그라프 외 지음/박웅희 옮김/한숲출판사/424쪽/1만6,000원

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가상의 장면이다.‘한 의사가 진료실에서 값비싼 옷으로 치장한 예쁜 여자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의사가 말한다. “몸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환자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다. “그럼 왜 이렇게 기분이 엉망일까요? 도움이 될 만한 약은 없을까요?” 의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안됐지만 없습니다. 당신의 병에는 치료할 약이 없어요.” 환자가 깜짝 놀라 묻는다. “무슨 병인데요? 선생님.” 의사는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어플루엔자요. 신종 유행병입니다. 감염력이 극히 높아요. 치료는 가능하지만, 쉽지 않습니다.”어플루엔자란 병이 공인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병은 실재한다고 주장하며 이 용어가 일상어로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플루엔자는 ‘풍요로운’의 뜻인 어플루엔트(Affluent)와 유행성 독감인 인플루엔자(Influenza)의 합성어로 저자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태도에서 비롯하는 과중한 업무, 빚, 근심, 낭비 등의 증상을 의미한다고 말한다.저자들은 ‘어플루엔자는 풍요의 시대에 나타난 소비중독 바이러스’라고 단정한다. 역사상 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탐욕에 감염되고 있다는 것. 특히 인간은 더 많은, 더 좋은, 그리고 새로운 것을 살 수 있는 가능성에 모든 넋을 빼앗겼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에 감염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 속에서 인간마저 소비되고 있다고 통렬히 비판한다.이 책은 미국사회의 새로운 생활양식과 인간상을 추구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소비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미국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 소비문화의 병폐를 어플루엔자라는 사회병으로 인식하고, 질병의 진단과 처방, 그리고 치료과정을 차용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구체적으로 저자들은 고독감, 늘어가는 파산, 점점 더 높아지는 노동강도, 가족의 위기, 고삐 풀린 상업주의, 환경오염 같은 증상도 사실은 어플루엔자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비지상주의 사회의 강박적 물질욕이 우리의 삶, 건강, 가족, 공동체, 환경에 입히는 피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파헤치고 있다.아울러 쇼핑중독, 과중한 스트레스, 가족의 동요, 사회적 상처, 자원고갈 등 병의 모든 증상의 진단과 함께 그 증상들의 역사ㆍ문화적 기원을 제시한다. 그리고 어플루엔자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검약생활, 자발적 단순성 운동 등의 치료법과 함께 가족과 공동체를 재건하고 지구를 되살리고 존중할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대부분의 영상물이 책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책은 반대로 영상물에서 출발했다. 지난 1997년 미국 PBS TV에서 방송돼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환경과학자 데이비드 왠, 경제학자 토머스 네일 리가 참여하여 3년간의 연구와 조사를 더해 출간됐다.어플루엔자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소비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소처럼 끌려다니며 지구에 온갖 생채기를 내지 말고 어플루엔자의 증세가 보이면 당장 멈춰야 한다. 아울러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물질에의 욕망이 너무 크거든 자연과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빈자리를 조금만 내어보자. 주변에서 넘쳐난다고 너무 헤프게 사용하지 말고 오래된 물건 하나에도 따뜻한 마음을 가져보자. 이런 삶을 제대로 실천할 때 지구를 좀 먹고, 우리 삶을 황폐화시키는 어플루엔자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미국서평 / 권력과 돈: 중세 유럽의 상인비즈니스의 원류를 찾아서● 피터 스퍼포드 지음/테인즈&허드슨/2002년/432쪽/24.95파운드오늘날 쓰이는 다양한 경제용어들의 원조는 어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을까. 수표, 대차대조표, 예금, 대출 등은 도대체 언제부터 실질적으로 쓰이기 시작했을까. 상업의 역사는 어떤 변천과정을 거쳐 왔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날 일부 경영자들이 잊고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일깨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등장한 실제 목적과 역사적 의미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캠브리지대학에서 유럽사를 가르쳤던 피터 스퍼포드 교수가 저술한 <권력과 돈: 중세 유럽의 상인 designtimesp=23358>은 초기 비즈니스맨들, 근대식 은행과 보험, 그리고 대출의 기원 등을 통해 시대에 따라 변천해 온 비즈니스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원류’를 찾아가고 있다. 이 책은 수천 가지의 작은 경제ㆍ경영사례, 고문서에 대한 30여년간의 조사작업, 각종 상업과 관련된 문헌들, 그리고 각 나라별 금전장부와 서신을 통해 중세 비즈니스 세계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최초의 수표는 1356년 두 명의 피렌체 사람이 가족의 장례식에 쓰이는 검은색 상복의 비용으로 포목상에게 발행한 데서 비롯됐다. 1360년에 바르셀로나의 한 은행가는 고객에게 예금을 지불하지 못해 자신의 은행 앞에서 참수됐다. 1477년에는 한 금융사기꾼이 쾰른의 한 시민에게 있지도 않은 은광에 대한 주식을 사라고 권유하는 사건이 있었다.이외에도 저자는 상업의 발달사를 크게 부의 이동으로 설명한다. 즉 상업이 부흥한 원동력은 ‘부의 이동이 상류층 사람들의 고가 사치품에 대한 수요에서 시작하여 오늘날 세계시장이 요구하는 수요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초기 형태의 운송, 형편없는 도로, 도난 위험 등의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문제들이 극복됐다.물론 핵심적인 성공요소로서 저렴한 원료와 값비싼 제조 상품의 결합, 그리고 파리, 런던, 브뤼셀, 베니스, 플로렌스와 같은 권력과 돈의 중심지의 주도적 역할도 포함된다.또한 스퍼포드 교수는 유럽과 유럽을 훨씬 벗어난 타 국가와의 무역의 균형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소위 말하는 자본주의 세계의 윤곽을 그릴 수 있으며, 이러한 넓은 범위와 밀도 높은 상세 연구를 통해 중세시대의 모든 모습을 이해해야만 오늘날의 경영을 말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432쪽의 방대한 분량에 대략 700년 역사를 압축시켜 놓은 이 책은 학술서의 성격을 띠지만 일반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이다.최종옥ㆍ북코스모스 대표 jochoi@bookcosmos.com신간안내너 아직도 돈 꾸러 다니니?이영호 지음/물푸레/264쪽/9,500원신용불량자가 무려 250만명을 넘어선 지금, 신용카드로 인해 고통받는 대다수의 보통사람을 위한 책. 지금까지 갖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쉽게 대출받고 카드빚 빨리 갚아 신용불량에서 벗어나는 97가지 노하우를 공개한다. 특히 재정적으로 다급한 상황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악덕사채업자들의 악랄한 수법에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What’s Your Excuse?: 나는 너를…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거야존 P 포프 지음/이순영 옮김/모라비안바젤/256쪽/9,000원가족의 사랑과 신의 은총 속에서 성장한 젊은이가 겪은 고통과 시련과 영광스러운 승리를 담담하고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저자는 사랑과 정직함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모든 도전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그와 같이 할 수 있는 자극과 용기를 준다. 저자가 이처럼 할 수 있는 것은 보다 완전해지기 위해 끊임없는 고통을 감당했기 때문이었다.거부(상ㆍ하)상성 지음/한정은 외 옮김/이지북/각 328쪽, 312쪽/각 1만2,000원24명의 역대 중국 거부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상인개혁가로 꼽히는 관중을 비롯해 화학공업계의 대두 범욱동, 천하를 거래한 거상 여불위, 금융업의 개척자 뇌이태, 마케팅의 귀재 황초구, 중국의 선박왕 노작부 등이 등장한다. 중국 거부들의 경영관과 경영기법 등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어 오늘의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 힘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SERI 전망 2003홍순영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352쪽/1만2,000원삼성경제연구소 분야별 전문가들이 2003년에 전개될 경제, 경영, 사회 분야의 전체 조감도를 개관하고 핵심 이슈들을 분석한 책이다. 단순히 경제지표나 표면적 현상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현상 배후의 의미와 구조적 트렌드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45개의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내년 국내외 경제, 경영, 사회 분야의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예측서인 셈이다.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다양샘 외 지음/영진닷컴/272쪽/9,800원샐러리맨들을 위한 59가지의 재테크 노하우를 담은 책. 고수익편, 절약편, 관리편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내집마련부터 신용카드 제대로 쓰기까지 생활 속 재테크방법을 소개한다. 특징적인 점은 부자가 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취미를 살려 재미있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소개한다는 점. 영화펀드와 인터넷 경매, 그리고 취미를 살려 2개의 직업을 갖는 투잡족 등이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