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시작을 맞이하면서 할리우드는 두 개의 초특급 프로젝트를 전세계 극장가에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발표된 워너브러더스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designtimesp=23304>과 뉴 라인시네마의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designtimesp=23305>는 예상대로 전세계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면서 할리우드의 야심 찬 프로젝트가 가진 위력을 자랑한 바 있다.<스타워즈 designtimesp=23308>와 <007> 시리즈에 이어 할리우드 최고의 프랜차이즈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이들 시리즈는 매해 연말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할 것을 약속했고, 올해도 역시 전세계의 극장가에서 대격돌을 벌일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리고 조금 일찍 개봉을 서두른 <해리 포터 designtimesp=23309>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designtimesp=23310>은 이미 미국에서 전작에 버금가는 놀라운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다.마법학교 호그와트에 들어간 바로 그해, 영웅적인 활약을 보였던 꼬마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는 길고 긴 방학을 보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그러나 새 학기가 시작된 학교에서는 원인모를 무서운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급기야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비범한 능력을 가진 해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해리와 그의 친구인 허마니오니와 론은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시 뭉치고, 학교에 도사리고 있던 어둠의 세력과 맞서면서 해리의 비범한 능력과 그의 출생에 관련된 배경, 그리고 해리의 영원한 ‘적수’인 어둠의 마법사 볼드모트의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다.원작의 환상세계에 충실공교롭게도 전세계 연말 극장가에서 대격돌을 벌이게 될 <해리 포터 designtimesp=23319>와 <반지의 제왕 designtimesp=23320>은 모두 팬터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 designtimesp=23321>이 뉴질랜드 출신의 걸출한 괴짜 감독 피터 잭슨의 영화적 역량에 기대면서 원작과는 또 다른 영화의 맛을 강조하고 있다면 <해리 포터 designtimesp=23322>의 전략은 ‘원작에 보여주는 환상의 세계를 가능한 한 똑같이 스크린에 옮긴다’는 것.이는 호그와트학교의 모습이나 그 유명한 퀴디치 경기를 소설만큼이나 생생하게 그려낸 1편을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designtimesp=23327> 역시 1편과 마찬가지로 원작의 세계에 충실한다는 기본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거기에 전편에서 관객들을 가장 사로잡았던 퀴디치 경기를 다시 재현한다든지 전편보다 더 많은 요정과 괴물 캐릭터들을 선보임으로써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designtimesp=23328>은 정확하게 전편을 즐겼던 관객들에게 거의 똑같은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요컨대 전편을 통해 ‘원작의 세계를 눈으로 확인한다’는 기대치를 가진 관객들에게 딱 그만큼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원작도 읽지 않은 일반 관객들은 2시간30분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끊임없이 등장하는 컴퓨터그래픽 괴물들이나 복잡한 캐릭터들의 그 현란한 비주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