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정이니픽코리아 사장“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의미에서 부동산 개발은 무척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분양에 이르기까지 여러 난관에 부딪쳤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이었어요. 두고 보세요. 주한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모두 만족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돌풍을 일으킬 겁니다.”허윤정 이니픽코리아 사장(33)은 최근 500여 외국계 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 최고급 외국인전용 빌라분양 사업을 시작했다. ‘킹스 매너’(King’s Manor)라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400억원, 평균 평수 89평, 평균 분양가 14억원의 만만찮은 규모. 젊은 나이와 짧은 부동산 관련 경험을 감안하면 ‘대형 사고’를 친 셈이지만 신한은행(자금관리), 파라다이스건설산업(시공), 아이서비스마스터(유지ㆍ보수)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할 정도로 건실한 사업구조를 자랑한다.허사장은 원래 스위스와 미국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홍콩 샹그릴라호텔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근무한 호텔리어 출신. 지난 98년 12월 이니픽코리아를 창립한 후에는 한국에 부임하는 외국인들의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리로케이션 서비스(Relocation Serviceㆍ재정착 서비스) 분야를 개척해 왔다. 외국계 기업, 각국 대사관의 의뢰를 받아 임직원들이 한국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일거수 일투족을 도와주는 일이다.“리로케이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집 구하기’입니다. 서구에서 온 중상류층 외국인들은 자신의 직장, 자녀들 학교, 배우자 생활범위 등을 세심하게 따져 위치를 정하고 집 구조도 꼼꼼하게 살피지요. 외국인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잘 알기 때문에 외국인전용 빌라 사업도 자신 있게 밀어붙인 겁니다.”허사장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입지로 ‘킹스 매너’가 위치한 종로구 내수동을 꼽는다. 함께 다녀본 외국인 10명 중 8명은 “서울 한복판에 이런 주택지가 있었냐”며 놀란다는 것. 실제로 이 지역은 성곡미술관, 경희궁공원의 풍부한 녹지와 사통팔달 교통망, 조용한 분위기 등이 ‘최적의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 다만 이태원, 한남동, 연희동 등 전통적인 외국인 주거지에 비해 공동주택이 적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게 허사장의 생각이다.“지난해 2월, 부지를 선정해 계약을 완료하기까지 10개월이 걸렸습니다. 금융권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요청했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하지만 수년간 쌓은 외국인 대상 서비스 노하우와 탁월한 사업여건이 부각되면서 일이 풀리더군요. 난생 처음 개발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게 많습니다.”허사장은 2월 말이면 18세대 분양을 모두 끝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투자자에게는 오랫동안 최상의 재산가치를, 입주하는 외국인에게는 더없이 편안한 집을 만들어줄 겁니다. 이제 부동산 디벨로퍼로 정식 데뷔한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