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정불스원 영업본부장지난해 9월부터 한 월간지에 자동차 시승기를 기고하고 있는 이우정 불스원 영업본부장(34)은 매달 같은 내용으로 원고를 마무리한다.‘좋은 차를 끝까지 좋은 차로 남기고자 한다면 소유자들의 끊임없는 관리 노력이 따라야 하고 그 정성에 비례해 운전 경험의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것을 기억하자.’자동차를 좋아하는 덕분에 맡은 일이지만 자동차용품회사 영업본부장이라는 본분 때문인지 늘 원고 마지막에는 소신이 담긴 이 문장을 넣는 일을 잊지 않는다.“사람들을 만나면 ‘집 청소 하지 않느냐’고 농담처럼 이야기합니다. 새 집도 청소를 안 하면 금세 낡게 되죠.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엔진 때를 닦아주고 왁스로 광을 내주면 차의 수명도 길어지지 않겠어요?”불스원은 지난해 엔진세척제 불스원샷 등이 효자노릇을 하면서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국내 자동차용품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특히 영업 5년 만에 흑자 원년을 기록한 지난해는 이본부장에게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1년 내내 휴대전화 초기화면에 적어놓은 말이 ‘불스원 이익 원년의 해’였어요. 보면서 의지를 다졌는데 희망대로 됐죠.”그는 2001년 불스원이 옥시에서 분사한 이후 영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우선 전국 50개 영업지점의 성격을 달리 규정했다. 단순히 판매창구로서만이 아니라 본사의 네트워크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줬다.“자동차용품 시장은 영세한 회사들이 많이 뛰어들다 보니 재고관리 등에서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저희라면 지점을 십분 활용해 판매력 향상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그 덕인지 조만간 모 주유소브랜드의 편의점과 경정비시설에 엔진세척제 등을 독점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흑자 원년을 기념할 사이도 없이 이본부장은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월은 8월과 더불어 자동차용품업체들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기. 신년설계에다 계절마케팅 계획까지 겹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게다가 불스원의 외식사업 ‘삐에뜨로’의 총괄업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임무다.“겨울이면 스노체인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또 반품처리는 어떻게 할지도 점검해둬야죠. 더욱이 신년이니 레스토랑도 부쩍 붐비는 시기이고요.”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반 만에 자동차용품 사업을 흑자궤도에 올려놓은 실력자답게 계절전략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물류채널 합리화와 판매자동화를 이루는 게 올해 그의 목표다.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역설하던 이본부장은 인터뷰를 마칠 즈음 휴대전화 초기화면 문구를 바꿨다. ‘2003년은 불스원 이익극대화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