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행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국내에 처음으로 보험 소비자 권익단체가 생긴다. 그것도 보험이 무엇인지 속사정을 훤히 아는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만든 단체다. 보험회사들은 ‘움찔’ 당황할 터이고, 소비자들은 큰 기대를 걸 것이다.최근 보험소비자연맹(보소연)은 재정경제부에 소비자단체 등록신청을 했다. 유비룡 전 생명보험협회 이사가 초대회장을, 경실련 출신 인사가 부회장을 맡기로 예정돼 있다. 이밖에 보험학계, 업계 출신이 이사나 상근직원으로 합류한다.성인이면 누구나 한두 개쯤 갖고 있는 게 보험이라 전국민이 소비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가구당 생보가입률 86%, 자동차보험 1,500만대) 정작 보험에 대한 유일한 정보원은 상품공급자인 보험사뿐이었다. 더구나 내용이 복잡하고 용어도 난해해서 전문지식 없는 일반인들은 그저 보험사의 말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궁금하고 답답한 일 있을 때 계약상대인 보험사한테 가서 상담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보소연이 출발한다니까 ‘진작 있어야 했는데 이제야 생기는구나’ 하고 말하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설립준비에 분주한 조연행 사무국장(42)은 이렇게 첫마디를 뗐다.조국장과 이런 뜻에 공감하는 대학교수, 전 보험사 임원 등은 2001년부터 비공식적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온라인으로 활동해 왔다. 조국장은 “회사에 몸담고 있어 속시원히 말은 못해도 많은 보험사 직원들이 보험정보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데 동의하는 실정이므로 이런 모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온라인 활동이 전신이 돼 소비자단체로 정식출범하게 된 것. 등록신청이 승인되는 대로 2월 중에 ‘보험 소비자 권익확보 방안’을 주제로 창립기념 세미나를 개최하고, 홈페이지(www.kicf.org)도 개편해 새로 문을 열 계획이다. 조국장은 현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인데 완성되면 소비자들이 목말라하는 보험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소비자상담은 보소연이 할 일의 일부입니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에 힘을 쏟을 것입니다.”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소식지 발간, 법개정을 요청하는 심포지엄 개최 등도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포함돼 있다.조국장은 지난해 12월까지 16년간 교보생명에 몸담았던 정통 ‘보험장이’다. “상품개발에 관해 업계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출범을 공식화한 이후 보소연 사무실에는 ‘뭐하는 단체인가’ 탐색하려는 보험사측의 전화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조국장은 이에 대해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보소연의 활동은 국내 보험사들이 장기적으로 좋은 회사가 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보험사들이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협력해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