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골프채 중에는 미국 브랜드인데도 일본에서 생산돼 동양인의 체형에 맞게 제작됐다는 상업문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는 동서양인의 체형이 달라서 일어나는 샷오류를 줄여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이원생산체제를 고수하는 것이라 생각된다.그렇다면 무엇이 근본적으로 다를까. 한 마디로 신장과 손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클럽의 길이와 이에 따른 샤프트의 강도, 그리고 그립의 사이즈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 하겠다.테니스나 탁구를 하다 보면 이러한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된다. 자신의 손에 맞는 두께의 를 들어야만 편하고 올바른 스트로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골프에 있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양손의 미세한 감각을 통해 볼을 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립의 두께는 손목의 릴리즈와 관계가 깊다.그립이 너무 가늘면 손목의 턴이 쉬워져 클럽이 일찍 닫혀 공은 왼쪽으로 향할 것이며, 그립이 너무 두꺼우면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슬라이스가 심한 골퍼가 “여성용 채로 쳐보니 공이 똑바로 날아가더라”, “오히려 여성용 채가 치기 쉽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두 그립의 두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이미 구입한 골프채가 자신의 손 사이즈에 맞지 않아 변칙으로 그립의 높이를 변화시켜 잡는 골퍼도 있다. 그립이 너무 가늘면 그립끝 쪽으로 손을 이동시키고 그립이 너무 두꺼우면 그립을 아래쪽으로 내려잡는 경우가 있다.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그립의 높이는 그립을 쥐었을 때 왼손 약지가 그립끝으로부터 약 5㎝ 아래에 위치하며, 이때의 약지 끝이 왼손바닥에 닿을 듯 말 듯한 경우가 좋다.손의 위치를 위아래로 옮기면 해당 채가 원래 요구하는 스윙의 길이에 변화가 오기 때문에 볼의 탄도와 거리에 편차가 생긴다.올겨울 샷담금질을 하면서 자신의 그립을 한 번 점검해 보자. 가까운 연습장, 프로숍, 피팅숍에서 그립과 자신의 손 사이즈를 측정해 조율하도록 하자. 간단한 측정장비와 적은 비용으로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