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대금업체 사장되다.’신한은행 출신의 강승태 전 신한세텔렘캐피탈(Cetelem Capital) 부사장이 아에루(AEL)계열의 일본계 대금업체 파트너크레디트의 사장으로 지난 2월10일 취임해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99년 한국에 진출한 아에루그룹은 파트너크레디트를 포함, A&O인터내셔날과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 등 7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강대표는 86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16년 동안 대기업 지원본부와 특수영업팀, 국제부 홍콩 현지법인 등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왔다. 2002년 3월부터는 신한금융지주그룹과 BNP파리바그룹의 소비자금융합작회사인 신한세텔렘캐피탈의 설립에 참여했다. 이 회사에서 그는 최고마케팅경영자(CMO)로 금융신상품 개발과 영업전략을 맡았다.소비자금융합작회사 설립 경험은 은행원이던 강대표가 대금업체로 진출한 계기가 됐다. 소비자금융시장의 현안을 파악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강대표가 대금업체의 사장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 신한은행 내에서 핵심요직을 맡아 오던 이른바 ‘잘나가던’ 그가 아직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 있는 대금업계로 이동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일종의 벤처정신도 작용했습니다. 소비자금융시장 규모는 현재 380조원 내외로 추산됩니다. 최근 2~3년간 아에루그룹 중심의 일본계 대금업체의 선전으로 시장규모와 수익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죠. 아에루그룹의 지난해 대출잔고만 1조원을 돌파했으니까요. 소비자금융이 제도금융으로 정착하기까지 수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과도기에 대금업체의 대표이사직은 승부를 걸어볼 만한 자리입니다.”그가 갖고 있던 일본계 대금업체의 긍정적 이미지도 인생행로를 바꾸게 된 배경이 됐다. 94~98년 신한은행 홍콩 현지법인에서 일했던 그는, 당시 아시아시장의 ‘천국부터 지옥까지’를 경험했다.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던 고속성장부터 외환위기를 맞아 추락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겪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일본계 대금업체는 선전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노하우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던 그에게 그 비결을 직접 터득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머릿속에서만 구상하던 일들을 현실에 적용해 신분야를 개척하겠습니다. 2001년 3월 설립된 파트너크레디트는 지난해 말 1,238억원의 대출잔고를 기록했죠. 올해는 대출잔고 1,930억원과 순이익 230억원의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또한 3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할 겁니다.”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가 없는 소비자금융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강대표. 인터뷰를 마치기 무섭게 전국 9개 지점과 55개 대리점을 돌아보기 위한 출장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