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90년대 초에 국내에 들어와 창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업종이다. 지금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창업자들의 관심을 끄는 업종이다.편의점 창업에 관심이 높은 계층은 남성들이며, 30~40대가 주류를 이룬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계층일수록 관심이 높다. 최근에는 젊음을 바탕으로 편의점 창업에 도전하는 20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이렇게 인기 업종이지만 편의점에 대한 평가는 사뭇 엇갈린다.긍정적인 쪽은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장기적으로 유망하다. 본사가 대기업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안정적인 사업이다.위탁가맹점을 이용하면 최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말을 한다. 부정적인 쪽은 ‘24시간 영업하기 어렵다. 직원 구하기 어렵다. 본사와 이익을 나눠가져야 하므로 실제 이익률은 낮다. 품목이 많아 관리하기 힘들다’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이런 찬반론 사이에서 유사 편의점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중간 형태로 겉모양은 편의점과 닮은꼴인데 실제 운영은 일반 슈퍼마켓처럼 하는 점포들이다. 어느 쪽을 택해야 하는가는 창업자들의 마음이지만 과학적으로 본다면 입지와 자금여건, 본인의 성향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 맞다.편의점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입지다. 유동인구가 많은 A급 입지면 무조건 성공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짧은 거리에 줄줄이 들어서 경쟁을 하므로 폐점한 점포도 적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김모씨의 경우 서울 강남에서 편의점을 운영했는데 다소 입지가 떨어지는 곳에 위치해 매출이 떨어지는데다 사람관리도 힘들어 폐점한 케이스다.소득수준이 낮은 지역도 조심해야 한다. 박모씨의 경우 서민층이 많이 사는 경기도 외곽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이 혼합된 지역에 편의점을 열었다가 실패한 경우. 체면을 중요하게 여겼던 그는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편의점을 창업했다.친구들은 편의점 사장님이라고 부러워했지만 그런 부러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편의점은 물건을 싸게 팔 수 없는데 그 지역은 소득수준이 낮아 값이 저렴한 슈퍼마켓을 많이 이용했던 것. 매출이 저조한데다 본사와 이익을 분배했던 박씨는 점포를 폐업하고 말았다.장사가 잘되는데 운영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이모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다가 그만둔 사례. 몸이 약했던 이씨의 가장 큰 고민은 아르바이트생 문제. 방학 때는 그래도 괜찮았지만 개학 무렵에는 아르바이트생 구하기가 힘들어 야간에 직접 운영하는 일이 잦았다. 월 순익만 900만원이 넘었지만, 결국 사업체를 다른 업자에게 넘기고 다른 업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하지만 편의점이 21세기 유망한 업종임에 틀림없는 만큼 부정적인 사례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업종의 특성을 정확하게 알고, 그에 대한 마음자세를 가다듬은 후 최적의 입지를 찾아낸다면 쏠쏠한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체인형 편의점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에 마음이 쓰인다면 독립편의점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독립편의점은 본사에 내는 수수료가 없고, 지역 실정에 맞는 상품을 배치할 수 있을뿐더러 가격조정도 가능해 체인형 편의점의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다.단 주의할 점은 독립형 편의점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이 있다는 점이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지방일수록, 젊은층보다 중장년층이 많을수록 독립형 편의점의 성공가능성이 높다.앞에서도 지적했듯 편의점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입지로 평균 이상의 입지력을 갖춰야 한다. 개점 희망지의 경쟁점을 체크하고 유동인구와 배후세대수를 고려해야 한다.특히 체인본부가 물류공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배송이 편리한 입지가 유리하다.다만 입지가 좋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입지가 다소 뒤진다고 무조건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의외로 입지의 열악함을 극복한 사례도 많다.한동수씨(세븐일레븐 일산 현대타운빌점ㆍ53)가 그런 케이스다. 한씨는 그다지 좋지 않은 상권에서 창업을 하고도 이를 극복해 성공했다.오픈 당시 점포 주변은 허허 벌판이나 다름없었다. 당연히 하루 평균매출이 20만~30만원선에 불과했다. 야간에는 사람 구경조차 하기 힘들어 24시간 영업이 무색했다. 한마디로 상권이 형성되기 전에 너무 일찍 입점한 것이다. 다행히 몇 달 뒤 오피스텔 공사가 끝나 입주가 시작되면서 조금씩 개선됐다.창업한 지 넉 달째가 되자 하루 평균매출이 70만원선에 이르렀고, 다시 두 달 후 100만원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초. 이때부터 매달 일일 평균매출이 20만원씩 오르기 시작해 결국 지난해 말에는 200만원 선까지 올랐다.한씨의 성공비결은 원칙 준수다. 대부분의 편의점 본사가 대기업이므로 당연히 관리규정 등이 까다롭다. 원칙은 있지만 그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드문 법이다.이는 창업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원칙이 무시되는 이유는 원칙을 어기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편안함 뒤에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미리 깨닫는 사람은 적다.한씨는 소량 다품종을 취급하는 편의점 특성상 1시간마다 물건을 꼼꼼히 체크했다. 관리를 소홀히 하면 맛이 떨어지기 일쑤인 원두커피를 1시간마다 버렸다. 본사 원칙을 충실하게 지킨 것. 패스트푸드 역시 마찬가지.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아깝다고 유통기간을 넘기면 상하기 쉽다. 그는 유통기한이 하루만 지나도 버릴 정도로 신선도에 신경을 썼다.한마디로 현대적이고 쾌적하며 신선하다는 편의점의 컨셉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 하지만 한씨의 성공에는 원칙을 넘어서는 노력과 정성이 자리잡고 있다. 좀더 시원한 맛이 나는 어묵 국물을 내기 위해 부재료에 신경 쓰고, 카운터에서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구입한 음식에 따라 스푼, 빨대, 간장 등을 일일이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주 고객층이 주변의 오피스텔 건설 공사를 하고 있는 인부들과 30~50대 오피스텔 거주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작은 정성들이 손님들의 마음에 남아 상권조차 없던 이곳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한씨의 사례에서 보듯이 편의점사업에서 성공하자면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상품관리, 종업원 관리, 고객관리, 점포 시설 청결관리 등 모든 면에서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편의점 투자비는 체인형의 경우 순수 가맹점이냐, 위탁 가맹점이냐에 따라 다르다.순수 가맹점은 점주가 점포 임차보증금, 인테리어 비용을 직접 대야 하는 반면, 위탁 가맹점은 본사에서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원한다. 대신 점포 마진이 위탁 가맹점은 평균 35% 인 데 비해 순수 가맹점은 60% 이상 된다.순수 가맹점은 보통 1억5,000~2억원 정도의 창업비용이 필요하고, 위탁 가맹점은 1,500만~5,000만원 정도이면 창업할 수 있다.한편 편의점의 폐점률은 대형일수록 높다는 통계조사가 나와 있는 만큼 창업자들은 규모가 클수록 상품이나 점포관리, 인력관리 부담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