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특별한 곳이 많다. 2002년 어린이날에 맞춰 개장된 초콜릿 박물관 ‘초콜릿 캐슬’도 그중의 하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초콜릿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중세의 성문처럼 육중한 박물관의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면 놀라운 초콜릿 세상이 펼쳐진다.남제주군 대정읍 일과리. 이름조차 독특한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외관마저 독특한 이곳은 제주의 현무암으로 전체가 뒤덮인 작은 성의 모습으로 푸른 초지 위에 길게 뻗어 있다.이 성과 주위의 넓은 뜰은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정문에는 장식이 많은 유럽풍의 하얀 철제문이 관광객을 맞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정문 앞에 서 있는 고풍스러운 트롤리버스.100년 전 유럽 어느 도시를 돌아다녔음직한 오래된 버스가 예기치 못한 깜짝 재미를 선사한다. 이국적 느낌의 제주에 있는 특이한 모양의 성, 그 앞에 서 있는 이색적인 트롤리버스. 게다가 둥근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성문 입구에는 실물 크기의 중세 갑옷기사가 칼과 방패를 들고 서 있다.하지만 아무리 무섭게 보이는 기사라도 커다란 장난감을 만나 신이 난 아이들 앞에서는 맥을 못춘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금세 기사 옆에 붙어 서서 포즈를 잡기에 바쁘다.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지어진 800여평의 박물관 내부에는 창립자 한예석씨(여ㆍ54)가 지난 20년간 전세계에서 수집한 초콜릿 관련 자료들과 각종 초콜릿들이 전시돼 있다.초콜릿의 유래나 원료, 제조과정 등에 대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제시된 전시실에서는 과거와 현대 초콜릿의 차이점, 초콜릿의 역사, 유럽의 다양한 초콜릿 종류 등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16세기에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돼 음료로 사용됐고, 특히 200년 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플랑드르지방에서 발전됐다.그후 암스테르담의 화학자 반 후텐이 초콜릿에서 카카오버터를 제거해 미세한 분말 상태의 초콜릿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바로 요즘 우리가 마시는 코코아다. 카카오와 코코아, 초콜릿 이 세 가지가 어떻게 다른 건지 궁금했던 의문이 쉽게 풀린다.전시실의 쇼케이스에는 다양한 초콜릿 샘플과 각양각색의 포장용기들이 전시돼 있다. 초콜릿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 수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주기 때문에 선물 품목에서 항상 상위권을 달린다.특히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사랑의 은유로 인식돼 연인에게 보내는 사랑의 전령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덕분에 초콜릿의 포장기술도 나날이 발전해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포장상자들이 많이 디자인됐다. 이러한 포장상자들은 초콜릿의 값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 그만큼 정성과 공이 들어간 포장들은 품격과 세련미를 한껏 뽐낸다.전시실 옆에는 150인치 대형화면을 갖춘 영상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초콜릿 박람회와 초콜릿 주원료인 남아프리카의 카카오 재배모습, 그리고 추억의 초콜릿 CF 등을 볼 수 있다.또한 초콜릿 제조실에서는 이곳만의 고유상표 ‘초고래토’(草古來土) 초콜릿의 제조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초콜릿은 박물관 숍에서 살 수 있다.문을 연 지 1년이 돼가는 초콜릿 박물관은 제주의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에 초콜릿 캐슬 마라 분점을 열었다.마라도에서도 최남단에 자리해 국토의 마지막이자 태평양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맛보는 달콤한 수제 초콜릿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마라도 방문기념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또한 4월에는 우도에 또 하나의 초콜릿 캐슬 분점이 오픈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연중무휴. 관람료는 무료. (064-711-3171)◆ 여행메모찾아가는 길 : 제주도공항에서 12번 도로를 타고 대정 방향으로 가다가 농공단지 안으로 들어간다. 서부산업도로를 탈 경우에는 16번 도로 우측 분재예술원 표지판 방향으로 빠진 후 추사적거지 표시판에서 우회전하여 직진, 대정 농공단지 표지가 있는 곳에서 좌회전한다.중문에서 올 때는 12번 도로를 따라 고산 방향으로 오면 된다.서울 역삼동 ‘초콜릿 캐슬’ : 초콜릿 캐슬의 ‘초고래토’를 사고 싶은데 제주도에 갈 시간이 없다면 대신 역삼동에 가 보자.역삼동 영동고등학교 앞에 자리한 ‘초콜릿 캐슬’은 제주 초콜릿 박물관보다 먼저 문을 열었다. 핸드메이드 초콜릿전문점 국내 1호인 이곳은 제주에 있는 초콜릿 박물관에서 생산된 초콜릿만을 판매한다. (02-543-2144)주변관광지 / 소인국 미니월드 & 소인국 테마파트사계절 꽃 핀 ‘동화의 나라’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ㆍ남미대륙까지 세계 육대주 50여국에 산재해 있는 유명 건축물과 세계문화유산이 실제 크기의 15분의 1 또는 30분의 1 크기로 축소돼 있다. 두 곳 모두 마치 걸리버가 되어 소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초콜릿 박물관에서 더 가까운 것은 소인국 테마파크.테마파크에는 잘 꾸며진 기념품 숍과 허브 샴푸, 비누, 허브차 등을 파는 허브숍이 있다. 또한 전통 가마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도자기를 구워볼 수 있는 가마터, 수공으로 제작한 여러 소재의 나무그림 속에 독특한 방법으로 사진을 담아내는 불그림방, 자체 브랜드 ‘제주옹방’이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는 도자기 매장, 행운의 탈을 예쁘게 색칠하고 목걸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행운의 탈 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미니월드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꾸며진 ‘동화의 나라’와 유채, 해바라기, 메밀꽃, 코스모스, 국화, 제주 야생화 등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사계절 꽃동산이 조성돼 있다.미니월드는 제주 동부관광코스에 속해 있어 만장굴과 비자림, 제주돌박물관, 산굼부리, 명도암 관광목장, 성읍민속마을 등과 연계해 둘러볼 수 있다. 소인국 미니월드(064-782-7720), 소인국 테마파크(064-794-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