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술에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과음을 해도 다음날 거뜬했는데, 50대가 되면서부터 과거에 비해 약해졌으니 혹시 건강이 나빠서 그런지, 간질환에 때문에 그런지 걱정하는 분들이 생긴다. 일단 위와 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이 간으로 가서 분해되는 데는 노화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다시 말해 나이 든다고 간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술에 약해지는 것은 노화현상으로 위장 내의 알코올 분해효소 활성도가 줄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남성에게서 나타난다.일단 위장에 들어온 술은 이 효소에 의해 1차분해 되고 남은 것이 핏속으로 흡수되는데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분해되는 양이 적으니까 당연히 혈액으로 더 많은 알코올이 흡수된다.또 노화현상의 하나로 체지방은 늘어나고 수분은 줄기 때문에 혈액으로 흡수된 같은 알코올양이라도 젊은이에 비해 분포 용적이 작아져서 결과적으로 쉽게 술에 취하기 마련이다.결국 나이가 들수록 같은 양의 술에도 더 취하기 쉽게 된다는 것을 알면 술이 약해진 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데 여자는 위장 내 알코올 분해효소 활성도가 원래 남자보다 적어서 체질적으로 술에 약하게 돼 있으나 나이에 따라 별로 달라지지는 않는다.반대로 술이 점점 세져서 어지간히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사실 자랑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술에 대한 내성이 증가해서 같은 정도의 취기를 느끼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알코올이 필요한 경우다. 이는 바로 알코올중독의 한 가지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많은 연구결과를 보면 술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각종 암에 걸릴 위험도에 음주가 일정 정도 기여하고 있고, 사고 위험 또한 음주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노년에 술을 조심해야 할 이유는 동반되는 만성질환이 많기 때문이다.여러 가지 병으로 상시 약을 복용하는 인구가 많아지는 연령층인데, 일부 약은 알코올대사에 영향을 주어 술에 더 취하게 만들기도 하고 거꾸로 알코올이 약물대사에 영향을 끼쳐 약물효과가 달라져서 치료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위장병에 흔히 먹는 위산분비억제제의 경우 위장 내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혈중 알코올농도를 40% 정도 끌어올린다. 또 술로 인한 낙상의 경우 골다공증이 있으면 골절위험이 더 커지고, 노년층에 흔한 요실금 같은 증세도 술로 인해 악화된다.건강한 성인의 하루 음주량은 2잔 이하(여자는 1잔)를 권고하고 있지만, 노년에는 알코올의 흡수와 분포가 젊은이와 다르기 때문에 남녀 모두 1잔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이때 1잔은 대개 술마다 제각각 통용되는 잔을 말하는데, 맥주 1캔(340㎖), 와인 1잔(약 140㎖), 위스키 1잔(약 40㎖)이고 소주 2잔(8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