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돈 신용관리부 팀장은 스스로 우리사회의 ‘신용’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파수꾼’으로 나섰다.행내 한 임원은 최팀장을 ‘신지식인’이라고 부른다. 늘 있는 곳에 안주하기보다스스로 발전해 가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종로에 사과나무를 심듯 ‘신용’이란 나무를 많이 심었으면 좋겠어요.”최규돈 조흥은행 신용관리부 기획팀장(44)은 만나자마자 ‘신용의 중요성’부터 설파한다.우리가 심은 신용나무가 사회를 맑게 하고 후세에게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스스로 우리사회의 ‘신용’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파수꾼’으로 나선 것이다.최팀장이 신용파수꾼을 자처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6월. 신용불량자 등록 예방을 위한 ‘신용회복닷컴’(www.c-recovery.co.kr)이라는 무료사이트를 개설하면서부터다. 당시 최팀장은 7년째 신용관리업무를 맡고 있었다. “업무를 하다가 접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신용관리 필요성에 대해 너무 몰랐다”며 “신용불량자가 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예방 차원에서 신용 관련 정보를 많이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최팀장은 “불행하게도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회원이 벌써 1만명을 넘었다”며 “그만큼 신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오히려 안타까워한다.‘신용회복닷컴’ 사이트의 특징은 신용불량자가 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고 대처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의 대출종류, 연체금액, 결제일 등을 입력하면 신용불량 등록일, 해제일, 삭제일 등 신용정보 관리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금융기관별로 운영하고 있는 연체자를 위한 신용회복 프로그램 등을 소개해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해준다.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최팀장의 친절한 상담을 꼽을 수 있다. 최팀장은 “신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공개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전화나 e메일로 직접 상담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대개 일주일에 전화와 e메일로 15여건의 상담을 한다. 본업이 있다 보니 개별상담은 주로 주말에 집에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가족들의 불평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도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특히 아이들에게는 ‘신용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돼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뜻밖에도 최팀장은 최종 수비수 ‘리베로’로 활약했던 축구선수 출신이다. 은행 축구팀이 해체되면서 일선 영업 현장업무부터 새로 시작했다. 남들보다 2~3배 더 노력해 은행원으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행내 한 임원은 최팀장을 ‘신지식인’이라고 부른다. 늘 있는 곳에 안주하기보다 스스로 발전해 가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