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민영기업 출범 원년입니다. 국내에 어떤 기업도 시도하지 못한 이상적인 선진국형 모델기업으로 거듭날 겁니다.”지난해 12월 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한 KT&G의 사령탑 곽주영 사장(52)의 일성이다. 1974년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전매청에 입사한 그는 29년간 줄곧 KT&G(옛 담배인삼공사)에 재직했다. 그가 사장에 오른 것은 2001년.그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받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된, 내부에서 발탁된 몇 안되는 공기업 대표이사들 중 한 사람이다.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재벌그룹들과 달리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선진국형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곽사장을 만나 민영화 이후 운영방향과 사업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전매청 전산담당관, 전매공사 경영정보실장, 담배인삼공사 경영기획국장, 경영혁신기획단장, 영업본부장 등 회사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지난해 정부지분이 모두 매각됨에 따라 민영기업으로 바뀌었습니다. 민영화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민영기업으로의 전환은 먼저 KT&G의 모든 구성원에게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소유권이 정부에서 수많은 민간주주로 바뀌면서 회사경영의 관점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또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책임전문경영체제라는 것입니다.이는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우수한 기업지배구조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국내 일반사업자 중 하나로 위상이 전환됨에 따라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으로 규제를 받을 것입니다.과거 공기업 시절에는 영업활동의 편의를 정부가 일부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이제는 일반기업과 똑같은 상황에서 기업활동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담배의 가격결정권이 회사에 없었지만 이제는 회사에서 가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제조독점권도 없어져 자유경쟁체제로 전환됐습니다.민영기업으로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은.현재 국내 담배 시장은 KT&G와 세계 대형담배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1988년 시장개방 이후 2001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외산담배 점유율은 20% 이내였습니다.그러나 2001년 제조독점 폐지에 따라 외국계 담배업체들이 국내에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세계화에 따라 소비자 의식이 변하면서 지난해 21.2%, 올해 1분기에는 23.2%를 기록했습니다.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지난해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3,4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는 꾸준히 추진한 제품 고급화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입니다.앞으로도 기존 열세에 있던 2,000원대의 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에쎄, 루멘, 레종, 클라우드 나인 등과 같은 개성 있는 제품들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브랜드 고급화 전략은 과거 소비자들이 연상하는 중저가 이미지를 벗고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입니다. 새로운 브랜드 포트폴리오 및 브랜드 파워 강화전략 등 공격적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민영화 이후 이제는 담배제조독점 폐지 등 정부의 도움 없이 외산담배와 경쟁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경쟁우위를 지킬 전략이 있다면.2001년 제조독점권이 폐지됨에 따라 필립모리스와 BAT 등이 이미 국내에 공장을 설립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는 점유율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과거 경쟁상황의 경험과 민영화 이후 새로운 영업시스템을 정예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편의점 시장의 적극적인 공략과 시장의 수요변화에 부응하는 저타르 및 신제품 출시 등 핵심 브랜드 육성을 통해 외산담배와 경쟁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입니다.담배라는 단일사업구조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업다각화 전략은 있습니까.아주 다양한 사업다각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담배사업의 최대 특성인 안정적인 자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오랜 인삼사업의 축적된 기술을 이용해 고부가가치산업이자 미래 유망사업인 바이오산업에 진출할 것입니다.실제로 지난해 2월 세계 최초의 AIDS백신 합작회사인 (주)셀트리온 설립에 참여했습니다.(1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민영화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폐쇄된 지점, 제조창, 원료공장 등의 유휴부동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부동산개발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상복합건물 ‘디오트’가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향후 유망한 사업을 꾸준히 개발할 예정입니다.이제는 주주들의 주식을 바탕으로 하는 민영기업입니다. 주주이익에 대한 방안은.기업지배구조가 바뀌어 이제는 우리 회사의 주인은 주주입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일수록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합니다. 대주주 없는 회사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이사회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소신 있는 투자를 하겠습니다.회사의 가치를 주주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준하고 정기적인 IR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분기실적 설명회와 해외로드쇼 등을 실시하고 공정공시제도를 적극적으로 준수할 것입니다.매년 3,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창출해 자기자본수익률이 15%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높은 수익성을 주주들을 위한 고율배당, 자사주매입 등에 쓰겠습니다. 향후 다양한 주주가치 보호정책을 펴 주주이익을 보호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