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특수 내비게이션·핵심칩 개발 등 첨단 GPS 기술 활용 다각화

지도를 그리는 자동차가 있다. (주)지피에스코리아(대표 이은우)의 ‘스파이더밴’은 시속 60㎞로 달리면서 지도제작에 필요한 데이터를 측정한다. 차량에 장착된 위치측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가 차량과 시설물의 위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또한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거리의 3차원 영상도 얻을 수 있다. 지피에스코리아는 이 차량을 이용해 2002년에 1,300㎞의 고속도로와 6,000㎞의 국도 시설물에 대한 데이터를 건설교통부에 제공했다.회사측은 인력을 동원한 기존의 방식에 비해 비용과 인력,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30%에 달했던 오차율도 크게 낮추었다고 설명했다.지피에스코리아는 1998년 측량회사로 출발했다. 위성데이터를 이용한 지리정보시스템 구축이 주요 업무였던 이 회사는 IT기술을 측량기술에 접목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지리정보시스템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연동시키는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 스파이더밴은 그러한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위치측정시스템은 건설현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GPS를 이용해 성토가 다져진 상태를 관리하고 있는 것. 대규모 건축물공사에서 지반이 다져진 정도는 건물의 안전을 좌우하기 때문에 성토다짐은 매우 주의를 요하는 작업이다.지피에스코리아의 ‘성토다짐 시스템’은 롤러에 GPS를 장착해 롤러의 궤적, 속도, 다짐횟수 등을 측정한다. 유종선 사업본부장은 “이전까지 성토다짐관리는 롤러 기사들의 ‘감각’에 의존해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GPS를 이용한 성토다짐시스템으로 건물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이 시스템은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12개 변전소와 청송 양수댐, 평화의 댐, 인천공항 활주로 등에 활용됐다.GPS에 기반한 3차원 영상지도 제작도 이 회사의 매출에 큰 몫을 차지한다. 이 지도는 위성에서 찍은 평면사진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한다. 강호남 경영기획팀장은 “이 지도는 오차율이 1m에 불과해 실제로 보는 것과 거의 동일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며 “도로설계, 하천분석뿐만 아니라 대형 구조물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 데도 요긴하게 사용된다”고 말했다.신규사업 창출도 모색 중이다. 첫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특수 내비게이션’ 사업. 이 제품은 일반 내비게이션에 비해 오차폭이 크게 낮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또한 3차원 영상을 제공해 지도뿐만 아니라 현장의 영상을 보면서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인천공항 활주로 운행차량에 장착돼 호평을 받고 있다고 유본부장은 말한다. 짙은 안개가 꼈을 때 특히 요긴하다는 것.지난해에 GPS 모듈개발 연구센터를 설립하며 GPS 원천기술을 이용한 GPS 핵심 칩과 모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연구센터는 산자부로부터 ‘우수제조기술 연구센터’로 지정돼 원천기술개발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난해 매출액은 62억원. 2001년 48억원에 비해 크게 신장됐지만 목표치인 1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예정이었던 스파이더밴의 출시가 10월로 미뤄지면서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의 2배인 125억원으로 잡고 있다. 스파이더밴을 한 대 더 운용할 예정이어서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본부장은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