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주식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724.95에서 연말에는 627.55로 13.44%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하락폭이 더 컸다.연초의 74.47에서 무려 40.43%나 떨어진 44.36으로 마감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미국경기 악화 등의 해외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지수하락의 주요인이었다.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거래소 상장 종목과 코스닥 등록 종목 중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모두 37개사로 집계됐다. 2001년에 비해 단 1개사만 줄었다. 특히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는 최상위 기업은 전년과 변함없이 6개사였다. 해당기업들도 순위의 변화 없이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도 있었다. 전년도 7위였던 KTF는 주가하락에 따라 시가총액이 무려 33%나 감소하며 9위로 물러났다. 대신에 그 자리를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보인 현대자동차(순이익 기준 3위)가 차지했다.이어 8위는 전년도 10위였던 LG전자가 차지했다. LG전자는 주식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전년 말에 비해 67% 이상 올라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을 업종별로 나눠보면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제조업이 4개사, SK텔레콤 KT KTF 등 통신서비스업 3개사, 국민은행 신한금융지주회사 등 금융업 2개사, 한국전력공사 유틸리티업종 1개사도 포함됐다.이중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LG전자가 두 단계나 성큼 뛰어 오르는 등 전기전자업종의 선전이 돋보였다. 또한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종의 약진도 괄목할 만한 데 비해 통신업종은 다소 약세를 보였다.우리금융지주회사를 비롯해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대거 시가총액 상위기업에 오른 것도 특징적이다. 지난해 대규모 증자를 마무리한 우리금융지주가 11위에 올라섰다. 또한 삼성화재가 15위, LG카드가 20위, 삼성증권이 25위 등 지난해에는 12월 결산법인이 아닌 이유로 제외됐던 보험, 증권사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시가총액 100대 기업들 중 종합순위에는 끼지 못한 기업들은 모두 19개사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이 2조원대인 조흥은행과 국민신용카드 등 2개사는 지난해 실적악화로 종합순위에서는 300위권 밖으로 크게 밀려났다.한편 종합순위 100대 기업 가운데 액면가와 상관없이 단순 주가 기준으로 볼 때 주가가 가장 높았던 기업은 롯데칠성(56만원)이고, 가장 낮았던 기업은 현대건설(1,605원)로 나타났다. 하지만 롯데칠성의 발행주식수는 123만7,203주에 불과해 시가총액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51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