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통합’관문 넘어 … 부실증가가 부담

김정태 행장약력: 1947년 전남 광주 출생. 65년 광주제일고 졸업. 70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74년 서울대 국제경영학과 석사, 공인회계사. 86년 동원증권 전무이사. 97년 동원증권 사장. 98년 한국주택은행장. 2001년 합병 국민은행장옛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2001년 합병해 만들어진 국내 최대규모의 시중은행이다. 합병 후 출범 첫해였던 2002년은 여러모로 분주했다. 영업망을 새롭게 재구축하고, 전산시스템을 통합했으며, 문화가 다른 두 조직을 하나로 묶기 위해 성과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 통합의 첫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해 가고 있는 것.한국 금융업의 미래를 열어갈 ‘선도은행’으로서 세계 수준의 ‘종합금융서비스기관’(Integrated Financial Service Provider)이 되는 것이 국민은행의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등 이미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멀티스페셜리스트’(Multi-specialist)를 추구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2005년까지 세계 30위권 안에 드는 은행이 된다는 게 단기 목표다.지난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이자 부문의 이익을 증가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했고, 개인소매금융에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해 왔다. 중소기업금융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영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기업금융전문점포를 개설했다.또 개인금융 시장, 그중에서도 특히 프라이빗 뱅킹이라는 고액자산관리 업무에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올해 온 나라를 열광시키고 있는 로또복권사업 주관은행이기도 하다.그러나 1위 은행 역시 최근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부실, SK글로벌 등 전반적인 환경 악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카드 부문과 자회사인 국민카드의 손실로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일반적인 경제상황도 악화됨에 따라 올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을 하고 있다. 광고선전비와 업무추진비 등 경상비를 10~20% 절감하고, 사업본부별 정례적인 사업비용인 일반사업비와 건물 관리비, 전산비 등 일부 공통비를 각각 20%와 10~15%씩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행에 들어갔다.하지만 지난해 4/4분기에만 지분법평가손실로 2,026억원의 적자를 내게 했던 국민카드의 부실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했고, 지난 3월에는 SK글로벌에 4,687억원의 부실채권이 물렸다. 애초 올해 2조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겠다는 목표가 잡혀 있었지만 현상태로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최근 국민카드와 국민은행간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 등에 부딪쳐 언제쯤 갈피가 잡히게 될지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연공서열 파괴 인사, 투명 무차입 경영 등으로 끊임없는 경영혁신으로 주목받아 온 김정태 행장이 얼마만큼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