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 정보통신 . 디지털미디어 . 생활가전 등 4대 사업부문의 절묘한 조화
삼성전자는 2003년 다시 한 번 한국의 ‘대표기업’임을 과시했다. <한경BUSINESS designtimesp=23775>가 한국신용평가정보와 함께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선발하는 ‘한국 100대 기업’에서 2001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게다가 시가총액, 매출액, 순이익 순위에서도 2위 기업인 한국전력공사를 두 배 이상 따돌리고 각각 1위를 차지, 국내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물론 2002년 경영성적표도 ‘초우량’에 가깝다. 매출 40조5,115억원, 순이익 7조518억원을 달성, 지난 2000년 기록했던 연간 사상 최대 순이익 6조145억원을 거뜬히 돌파했다. 올 1분기에도 여전히 기세등등하다.이라크전쟁, 내수침체 등 최악의 여건에도 불구하고 매출 9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3,500억원, 순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 ‘역시 삼성답다’는 소리를 들었다.선택과 집중. 삼성전자 홍보실에 ‘삼성전자가 잘나가는 비결’을 물었더니 ‘선택과 집중’을 머리말에 올려놓았다. 삼성전자가 영위하는 사업은 크게 4가지다. 이 4가지 사업이 골고루 성장하면서 웬만한 외풍에는 끄덕 않을 정도의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것.실제로 삼성전자처럼 반도체, 이동통신 단말기(휴대전화)ㆍ통신장비 등 정보통신, 디지털TVㆍDVDPㆍ캠코더 등 디지털미디어, 그리고 에어컨ㆍ냉장고 등 생활가전 등 4가지 분야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진 기업은 세계적으로 없다는 것.실제로 지난해 매출구조를 보면 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반도체 12조8,053억원, 정보통신 12조3,906억원, 디지털 미디어 9조9,459억원, 생활가전은 3조7,063억원이다.영업이익은 반도체 3조8,174억원, 정보통신 2조9,823억원, 디지털미디어 3,852억원, 생활가전 1,286억원을 기록했다. 4개의 사업부문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삼성전자의 도약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미래 모습은 어떠할까. 한마디로 ‘디지털 컨버전스(융합) 혁명을 이끄는 기업이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비전이다.‘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2003년 삼성전자는 4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강행군 중이다. “경영혁신의 생활화, 혁신제품 창출과 핵심기술 및 인력확보, 글로벌 경영체제 강화, 4대 전략사업간 시너지 강화 등이 그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와 PC 시장은 대체수요의 회복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되며 지난해보다 사정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10년 이상 세계 1위를 지켜온 메모리반도체, 5년째 1위를 수성한 LCD 부문 등에서 앞선 기술력과 제품 다양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지난해 낸드플래시가 85%나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따라서 올해는 2~3배 가량 증산할 계획이다. 미래 전략사업인 LCD의 경우 모니터용 1,200만개, 노트PC용 800만개, TV용 100만개, 중소형 2,200만개 등을 생산, 세계시장을 휩쓸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정했다.삼성전자가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사업의 경우 지난해 지역별 매출비중이 미주 27%, 유럽 25%, 중국 및 아시아 27%, 국내 21%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올해도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지난해보다 24% 늘어난 5,2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특히 2.5세대 서비스의 도입 확대와 컬러폰, 카메라폰 등의 대체수요가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 올해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통신시스템의 경우 중국 CDMA망, 일본 KDDI CDMA EV-DO 계약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CDMA 시스템 계약 등 아시아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을 발판으로 ‘글로벌 CDMA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삼성전자의 ‘약한 고리’로 알려진 백색가전의 경우 건강, 환경, 에너지 등을 3대 키워드로 선정,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저가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저부가가치 제품의 경우는 해외거점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국내에서는 고급화 차별화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는 미래사업을 위한 핵심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미래의 ‘씨앗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술과 디자인 등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찾아 힘을 집중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구매, 판매, 연구개발, 제조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핵심인력을 확보하고 육성한다는 방침이다.삼성전자는 이와 더불어 세계 초일류 수준의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업문화, 제도, 프로세스, 인력 등 내부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해외경영체제를 조속히 완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브랜드, 디자인 등 소프트 부문의 경쟁력도 초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회사측은 밝혔다.삼성전자는 불황의 골이 깊은 올해도 ‘방어’보다 ‘공격’을 앞세운다. 시설투자 6조원, R&D투자 3조원 등의 공격적인 투자계획이 이를 말해준다. 국내를 평정한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을 휩쓸 날은 언제일까 자못 기대된다.CEO 돋보기 / 삼성전자의 CEO들글로벌스타로 급부상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CEO들의 뛰어난 경영능력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는 언론의 주요 뉴스로 소개되며, 전자업계의 동향을 읽는 지표가 된다.윤종용 부회장(59·사진)은 97년 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6년간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 designtimesp=23830>으로부터 ‘기술의 마법사’라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전자산업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뛰어난 미래예측력이 장점이라는 게 국내외 안팎의 평가다.이윤우 반도체 총괄 사장(57)은 68년 삼성전관에 입사, 76년 삼성반도체(주) 생산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7년간 삼성의 반도체사업을 총괄 지휘했다. 1993년 반도체 총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라 지휘봉을 쥔 이사장은 매달 초 전직원에게 자신의 경영방침을 담은 e메일 편지를 보내고, 직원들을 초청 도시락간담회를 갖는 등 현장경영에 충실한 CEO로 통한다.한용외 생활가전총괄 사장(56)은 74년 제일합섬에 입사, 80년부터 93년까지 그룹 비서실에서 일하다가 삼성SDS를 거쳐 2000년 삼성전자로 옮겼다. 2001년 생활가전총괄사장을 맡아 백색가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한사장은 최근 가전제품의 내수 침체가 계속되자 500여명의 대리점, 유통점 사장단을 초청, 대규모 판촉행사를 갖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이기태 정보통신총괄담당 사장(55)은 79년 삼성전자에 입사, 89년 정보통신 사업담당이사를 맡으면서 이동통신 단말기와 인연을 맺어 ‘애니콜 신화’를 일군 주인공. 2001년 정보통신총괄담당 사장을 맡아 애니콜의 세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비즈니스위크 designtimesp=23837>지 ‘아시아의 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54)은 75년 제일모직 경리과장을 지낸 뒤 1980년 삼성전자 경리부장으로 옮긴 뒤 23년간 돈줄을 주물려온 삼성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