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등 순익 1조원 이상 기업 7개

2003년 ‘한국의 100대 기업’에 선정된 기업들은 예년에 비해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의 순이익은 총 31조4,795억원으로 지난해 20조706억원보다 무려 60%나 늘었다. 이는 100대 기업들이 외형 늘리기보다 내실경영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등 ‘톱10 기업’의 당기순이익도 대폭 늘어났다. 이들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1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1조3,092억원보다 7조원 정도 더 많았다. 이들 톱10 기업이 1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5%. 지난해(56.35%)보다 3.15%포인트 증가했다.톱10 기업 중 순이익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은 7개.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7조원 시대를 열며 지난해(2조9,469억원)보다 4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공사도 3조598억원으로 1조2,800억원이 증가해 민영화 발판 다지기에 좋은 조건을 마련했다. 포스코와 국민은행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순이익 1조원 기업’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비록 종합순위에서는 100위권 밖으로 밀렸지만 순이익에서는 100대 기업에 진입한 기업도 적지 않다. 현대백화점H&S(종합순위 119위), 신우(317위), 대한화재해상보험(145위), 대한해운(187위), 엔씨소프트(135위), 삼립식품(210위), 동서(146위), 유한양행(114위), 파라다이스(120위) 등 모두 10개 기업이 여기에 포함됐다.현대백화점H&S는 2개 회사로 분리되면서 자산 및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아 종합순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말려났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옛 명성을 지켜냈다. 의류업체인 신우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특별이익이 크게 발생해 순이익도 증가했다. 동서, 유한양행, 파라다이스 등도 자산과 매출 등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순이익만은 결코 뒤지지 않는 ‘알짜기업’임을 과시했다.순이익 기준 100대 기업에 오른 업체 중 2001년 대비 순익증가율이 100% 이상인 기업들은 삼성전자(239%), LG화학(260%) 등 19개 기업이다. 특히 ‘리니지’로 유명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355%로 순이익 기준 100대 기업에 처음으로 진입했다.당기순이익을 지표로 100대 기업을 살펴보면 종합순위와 적잖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10위권의 기업을 살펴보면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종합순위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가 순이익에서도 같은 순위를 차지해 최정상임을 입증했다.그러나 종합순위 3, 4위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국민은행은 각각 5, 6위로 밀려났으며, 그 자리를 종합순위 5, 6위 기업인 KT와 SK텔레콤이 차지했다. 특이한 점은 종합순위 37위와 33위를 기록했던 신한금융지주회사와 우리금융지주회사가 각각 9위와 10위에 올라 10위권에 당당히 진입한 것.이들 회사는 ROE, 유보율 등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종합순위 10위권에 오른 LG전자(9위)와 KTF(10위)는 순이익 지표상 순위는 각각 14위와 13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업체간 당기순이익을 비교해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순이익만 따진다면 SK텔레콤(순이익 4위ㆍ1조5,112억원)과 KTF(순이익 13위ㆍ5,321억원)의 양강체제로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LG텔레콤은 종합순위에서는 40위를 차지했지만 순이익순위는 70위(726억원)로 멀찌감치 밀려나 있다.최근 시장점유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LG홈쇼핑(순이익순위 86위), CJ홈쇼핑(99위)은 순이익 면에서도 차이가 좁혀졌다. 지난해의 경우 LG홈쇼핑이 순이익순위 68위를 차지한 반면, CJ홈쇼핑은 10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손보사의 경우 삼성화재해상보험이 순이익순위 22위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동부화재해상보험(39위), LG화재해상보험(52위), 현대해상화재보험(71위) 등이 뒤를 잇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