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공격적이고 치열한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처럼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용도에 맞는 적합한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우리는 적게 팔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한 번 써본 고객은 다시 찾게 만들 겁니다.”재봉틀로 유명한 부라더상사 OA사업부 이성환 이사의 일성이다. OA사업부는 팩스, 프린터, 그리고 라벨터치 등 사무기기를 수입 및 제작, 판매하는 사업부다. 이이사는 1973년 입사해 지난 97년까지 품질관리, 기술영업 등 회사 내의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하지만 그의 주무기는 영업. 특히 불경기에 빛나는 영업통이다. 회사에서도 이를 알고 어려운 IMF시기에 가전, OA의 통합사업부의 부서장으로 그를 앉혔다. 사업다각화로 가전, OA의 비중을 확대시키는 데 이이사의 영업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2001년에 가전사업부를 분리시키고 지금은 OA사업부를 맡고 있다.“재봉기 분야에서 부라더상사는 국내 최고입니다. 하지만 OA 분야에서는 중견기업에 불과하죠. 아직은 시장에서 약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약자가 살 수 있는 길은 제품입니다. 2005년까지는 국내에서 5대 메이커에 드는 것이 목표지만 급하게 갈 생각은 없습니다. 한 계단씩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부라더상사의 OA사업부 프린터파트는 레이저프린터만을 출시하고 있다. 이유는 다년간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잉크젯 프린터 등도 있지만 제품이 검증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이이사는 “부라더와 인연을 맺은 사람(대리점 사장)에게는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이 가장 중요하며 검증이 확실히 된 제품만을 출시한다”고 강조했다. 또 “좋은 제품만이 회사와 대리점 사장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이사의 영업스타일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안정적인 스타일이다. 대리점을 개설하거나 타사의 대리점을 스카우트 할 때도 그는 느긋하다. 타사의 대리점에서 부라더상사의 제품을 팔게 하려고 3년이 걸린 적도 있다.대리점 사장들은 문전박대당하면서도 그의 끈질김에 화도 내고 사정도 하지만 결국에 혀를 내두르고 항복할 정도라고 직원들은 전한다. 느긋하지만 열정적인 그의 스타일 때문에 매출이 매년 30%씩 오르고 있다.이이사는 “부라더상사 제품은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잘 알려져 있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조만간 국내에서도 좋은 제품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영업을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이이사는 ‘열정과 신용’이라고 간결하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