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라디오 시대가 열렸다. 지형에 관계없이 선명한 디지털 음질을 들을 수 있는 위성라디오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미국에서 위성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두 곳. XM과 시리우스(Sirius)다. 두 회사는 각각 인공위성을 소유하고 있고 자체 방송 프로그램과 기존 방송사와의 제휴로 100여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채널종류는 음악, 뉴스, 토크쇼, 스포츠 등 다양하다.위성라디오는 인공위성에서 디지털 신호를 보내 음질이 깨끗하고 미국 전체를 대상으로 방송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광고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 라디오방송국은 주수입원이 광고다. 때문에 텔레비전만큼이나 성가신 광고를 감수해야 한다.그러나 위성방송은 별도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광고가 없다. 물론 모든 채널이 광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채널은 광고가 들어가지만 대부분은 광고 없이 즐길 수 있다.위성라디오를 들으려면 전용수신기를 구입하고 매달 일정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케이블TV와 동일한 방식이다. 전용수신기는 100~200달러, 사용료는 월 10달러 안팎이다. 따라서 위성라디오가 광고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위성라디오 가입자는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XM은 지난해 초 10만명 미만이던 가입자가 현재 50만명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올해 100만 가입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리우스는 XM보다 1년 늦게 시장이 진출해 현재 가입자가 3만명 수준이다. 시리우스는 올해 가입자 30만명 확보가 목표다.위성라디오회사들은 최근 자동차메이커와 손잡고 소비자 잡기에 적극 나섰다. 자동차에 위성라디오를 장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라디오를 가장 많이 듣는 장소가 자동차인 만큼 여기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판단이다.XM은 이미 GM, 혼다와 손잡고 신형 자동차에 위성라디오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GM과 혼다는 XM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자동차메이커들이 위성라디오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한 것이다. 시리우스는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계약을 맺었다.일반 전자제품 양판장을 통한 시장진출 모색도 활발하다. 베스트바이, 서킷시티, 트라이스타 등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손쉽게 위성라디오를 구입할 수 있다. XM은 특히 월마트와 위성라디오 공급계약을 맺고 일반 소비자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위성라디오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XM과 시리우스는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상태다. XM은 가입자 400만명, 시리우스는 200만명이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지상파 라디오방송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일부 지상파 방송사들이 최근 디지털 방송 허가권을 따내면서 위성라디오와 정면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30개 지역 라디오방송국이 디지털 방송 허가권을 갖고 있다. 이중 20개는 이미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다. 라디오 분야에도 디지털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