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 사상 최대실적 달성, 철강경기 향상 맞물려 ‘금상첨화’

포스코는 올해 여러 면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우선 5년 동안 포스코를 이끌어 왔던 유상부 전 회장에 이어 이구택 전 사장이 회장에 취임하면서 ‘성장 지향’ 경영으로 방향을 잡았다.또 세계를 무대로 한 글로벌 경영의 기치도 새롭게 가다듬어 세계 최고 제철사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국내외 설비투자에 가속도를 올리는가 하면, 지난해까지 도입단계를 밟았던 6시그마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확산 단계에 진입했다.이런 역동적인 분위기는 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는 올 1/4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첫 3개월간 매출은 총 3조2,611억원.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7,738억원, 순이익은 4,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 23%, 영업이익 179%, 순이익 146%가 향상됐다.효율적 원가 관리, 실적 증가로 이어져지난해에도 11조7,290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히 순이익은 1조1,01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4%가 증가했다.경영성과뿐만 아니라 각종 재무지표도 크게 좋아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5.6%, 부채비율은 2001년 72.8%에서 지난해 말 52.3%로 낮아져 재무 안정성이 대폭 향상됐다.이처럼 큰 폭의 실적 증가는 철강가격 상승세와 같은 외부요인의 덕이 크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경영혁신과 원가절감 노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프로세스 혁신(PIㆍProcess Innovation)을 통한 효율적인 원가관리가 철강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경영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반면 제품 재고는 2001년 63만t보다 39%가 줄어들어 38만6,000t에 머물렀다. 제조 원가 상승을 최소화한 데다 지난해 2/4분기부터 철강경기까지 회복돼 금상첨화의 효과를 낸 셈이다.올해 매출목표는 12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4.2%가 늘어난 2조950억원으로 설정했다. 고부가가치 전략제품 생산 확대 및 설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조6,300억원을 투자비로 쓸 계획도 갖고 있다.특히 중국시장에 직접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포스코 전체 수출액의 26.4%를 차지하는 제1의 수출시장인 동시에 주원료의 하나인 석탄의 21.7%를 공급해주고 있는 중요한 파트너.이구택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중국시장에 직접 투자를 강화하고 기존 법인의 효율적 운영과 경제적 자원개발사업을 위해 중국본부를 신설했다. 또 중국 상하이 인근 쿤산시에 자동차강판 복합가공센터를 신설, 2005년 4월까지 연간 20만t 규모를 생산하는 설비로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측은 “중국시장이 경제개발, 수요산업 호조로 높은 매출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으로 현지 투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PI 통해 ‘변화와 혁신’ 기반 닦아1968년 창립한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 생산을 2,800만t 수준까지 늘리며 자동차, 선박 등 수요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해 왔다. 1973년 당시 철강자급도 30%였던 한국을 98년 92%까지 끌어올린데다, 2000년 10월 민영화될 때까지 2,205억원을 출자한 정부에 세금과 기부를 통해 9조9,078억원을 성과로 돌려주었다.현재 270만평 규모의 포항제철소와 450만평 규모의 광양제철소에서 열연, 후판, 선재, 냉연,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 등을 생산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철회사’로 인정받고 있다.최근에도 세계적인 철강분석전문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로부터 2년 연속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에 선정돼 또다시 진가를 확인했다. 세계 상위 17개 철강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포스코는 원가절감, 수익성 등 20개 평가항목에서 종합 평점 7.77을 받아 2위인 중국의 바오산강철(7.20), 미국의 뉴코어(6.90), 대만의 차이나스틸(6.85) 등을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일본의 신일철과 JFE, 유럽연합의 아르셀로는 각각 10위와 12위, 14위를 차지했다.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브스 designtimesp=23828>도 포스코의 경쟁력을 인정해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철강 부문에서 5년 연속 최고기업에 선정했다. 2002년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했고,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낮은 원가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올해 주당 순이익이 32.8%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선정의 배경이다.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발돋움한 데는 98년 12월31일부터 시작된 PI의 영향이 크다. 회사 전 부문에 걸쳐 ‘버리고 없애고 바꾸는’ PI는 2001년 7월 새로운 경영시스템인 ‘포스피아’의 가동으로 연결됐다. 이어 지난해 5월부터는 6시그마를 도입, 변화와 혁신을 포스코의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CEO 탐구 이구택 신임회장공채 회장 시대 연 ‘쇠박사’이구택 회장(57)은 지난 5년 동안 포스코의 얼굴 역할을 했던 유상부 전 회장에 이어 지난 3월15일 회장직에 올랐다. 취임 직후부터 중국본부와 비서실을 신설하고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 및 인사개편을 통한 경영쇄신,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평.“보수적인 경영에 기초해 재무적으로 강한 회사가 된 만큼, 이제는 성장에 힘쓸 때”라고 한 취임 일성에서 보듯 포스코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1969년 서울대 금속학과 졸업과 함께 포스코(당시 포항제철) 공채 1기로 입사, 34년간 용광로와 함께해 온 이회장은 ‘공채 회장시대’를 연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학 주임교수였던 윤동석 전 포스코 부사장의 조언이 유학을 포기하고 포스코에 입사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98년 유상부 전 회장 취임과 동시에 사장으로 승진, 5년간 경영수업을 쌓았다.회장자리까지 오르면서 승진의 기쁨이 가장 컸을 때는 과장 승진이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소탈한 성격의 이회장은 금속학과 출신답게 ‘쇠박사’로 통한다. 글로벌시대에 맞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데다 포항제철소장을 역임해 현장업무에도 밝다.엔지니어출신이면서도 경영, 판매 등의 분야에서 더 오랫동안 근무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출부장, 경영정책부장, 신사업본부장 등 맡은 분야마다 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비전을 제시해 역대회장들로부터 일찌감치 CEO감으로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최근 이회장은 팀장급 이상 부서장들에게 보고서 등 각종 문서작성을 직접 하도록 지시, 화제가 됐다. 이회장은 임원회의에서 “각자 필요한 자료를 1분 내에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빌 게이츠 MS 회장의 지론을 들며 부하직원에게 맡겼던 문서작성 작업을 직접 하라고 말한 것.상위직급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기하려는 의도와 함께 구태를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회장 취임 후 한국철강협회장으로 선출됐으며 포스코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킨 공로로 ‘올해의 신산업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