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초고속인터넷 기반으로 무선인터넷 가입자 100만명 목표
KT는 지난해 8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민영기업으로 변신했다. 1987년 정부 지분 51%를 제외한 49%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시작된 민영화 작업이 16년 만에 완결된 것이다.본격적인 민영화 작업은 97년 공기업민영화특별법이 제정되고 98년 7월 완전민영화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증시 조기 직상장 및 해외 DR발행, 국내 매각, 해외 간접매각 등을 통해 지난해에 민영화가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마지막에 걸림돌이 있었다. SK텔레콤(SKT)이 민영화 과정에서 대주주로 부상했던 것이다.당시 KT측은 “소유와 지배가 투명해야 되는 민영화 단계에서 SKT가 대주주가 되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고 통신시장의 경쟁질서가 저해될 수 있는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여기에 힘입어 KT는 SKT와 주식스왑(교환)으로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SKT가 소유한 KT 지분 9.64%와 KT가 소유한 SKT 지분 9.27%를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맞교환했다.이와 관련, KT측은 “이번 주식맞교환으로 타 통신사업자와 동등하게 경쟁하게 됐다”며 “민영기업으로서 주주가치경영과 자율경영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용경 사장은 민영기업의 초대사장으로 직원들에게 ‘머릿속부터 민영화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민간기업의 장점 하나를 취하고 공기업적인 마인드 하나를 버린다’는 뜻의 ‘원인 원아웃’(One In One Out)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벌였다.수동적이고 규정중심적인 의사결정을 탈피하고, 능동적인 관리 마인드에서 민간기업형 경영 마인드로의 변화와 조직분위기 반전을 기대한 것으로 해석된다.KT 관계자는 “민영화로 국내 기업지배구조의 모범이 됐다”면서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체제와 이사회의 감시기능을 강화해 고객 및 주주를 위주로 하는 고객중시, 가치중시, 현장중시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맥킨지, 캘퍼스 등 해외 유수 평가기관이 권고하는 우수한 지배구조 요소를 대부분 충족해 증권거래소로부터 2002년도 기업지배구조 모범기업상을 수상했다”고 자랑했다.지난해 회사는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이 전년 대비 39.3%나 매출이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무선초고속인터넷 네스팟도 성숙기에 접어든 유선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무선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창출해 14만여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네스팟 이용이 가능한 핫스팟(AP설치지역)도 8,900여개를 확보했다. 올해는 전략적 육성사업으로 선정해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지난해 11조7,088억원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1조9,638억원의 결실을 맺은 KT는 올해 매출 12조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인터넷사업과 무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또 고객만족 및 고객가치의 향상 활동의 일환으로 월드클래스 수준의 고객체감 품질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전과 변화를 위해 6시그마 운동을 전개하고 올해를 6시그마의 원년으로 2005년까지 단계적으로 품질수준을 향상시키는 목표를 설정했다.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올해 1월 ‘KT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윤리강령은 ‘세계 최고의 깨끗한 기업’을 구현한다는 목표로 삼고 있다. 민영기업으로서의 정도경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KT CF모델 사인회 및 음악회를 열어 부드럽게 진행하는 한편 민영기업으로서의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15명의 이사 중 9명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또 사외이사의 특별권한인 경영계약조건 및 사장, 상임이사의 보수기준, 지급방법 등을 결정하도록 해 경영 전반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사장 및 상임이사의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감사위원회를 신설해 민영기업으로의 불합리한 경영을 견제하도록 했다.민영기업으로 거듭난 KT는 올해 외국인 제1대주주의 해소문제가 이슈화될 전망이다. SKT와 주식의 스왑과정에서 재경부로부터 동일 외국인으로 유권해석이 내려진 브랜디스 인베스트먼트가 1대주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현행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기간통신사업자인 KT에는 외국인 지분 49% 초과 금지 규정과 외국인 1대주주 금지 규정이 적용된다. 지난해 8월 민영화를 선포한 이후 외국인 지분 한도를 37.2%에서 49%로 확대한 이후 법개정으로 외국인 지분한도를 계속 확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2대주주는 우리사주조합이다. 그러나 우리사주조합은 주식매각제한이 5월 20일 풀린다. 우리사주조합분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1대주주와 격차가 커져 외국인 1대주주해소문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이 경우 3대주주인 프랜클린측의 한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EB(교환사채)를 보유중인 마이크로 소프트도 있어 외국인 1대주주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1대주주의 문제는 민영기업으로 제2도약을 꿈꾸는 KT에게 올해 가장 큰 숙제로 전망된다.돋보기 / KT 민영화이후 첫 주주총회음악회와 시연회 동시 가져실내악 연주와 성악 등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황현정 아나운서와 가수 성시경이 사인을 해주는 진풍경이 KT 주주총회에서 벌어졌다. 회사의 비전을 담은 홍보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물론 주총장 입구에는 홈네트워킹 등 첨단 IT기술을 응용한 미래 서비스를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KT는 완전 민영화 이후 처음 연 정기주주총회에 새로운 주총문화를 시도한 것이다.KT는 지난해 5월 정부 지분을 완전히 매각한 후 민영기업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KT 관계자는 “주주총회 운영방식을 기존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탈피해 주주와 함께하는 부드러운 자리를 만들려는 의도로 기획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IR 관계자도 “친근감 있는 진행방식을 도입하고 많은 주주들이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민영화의 부드러움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먼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을 위해 IT기술을 이용 홈페이지(www.kt.co.kr)를 통해 인터넷으로 전세계에 주주총회 과정을 생중계했다. 특히 외국인 지분이 40%가 넘는 점을 고려 주주총회 전 과정에 대해 동시통역을 실시했다. 이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주주총회 진행과정을 볼 수 있도하기 위함이었다.일반주주들에게 회사의 경영실적 및 계획 등을 소개하는 IR행사도 마련했다.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정기주총 의장을 맡은 이용경 사장이 직접 회사의 경영성과와 신규사업 계획 등 회사의 비전에 대해 멀티미디어 영상자료로 프리젠테이션했다.이사장은 “지금까지 국내 기업의 주주총회는 회사와 주주간에 상당한 거리감이 있었으며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주총 형태를 보여 왔으나 민영화 이후 첫 주총을 맞아 이러한 주주총회 문화를 새롭게 바꾸고자 시도했다”고 말했다. 또 “주주들에게 체계적인 기업정보를 전달하고 적시 공시를 통한 경영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향상하는 주주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주총에 참석했던 한 주주는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이 국내 상장기업에서 볼 수 있어 많은 상장회사들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