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와 집중’ 통해 케미칼업체로 발돋움

안복현 대표이사 사장약력: 1949년 서울 출생. 67년 충주고 졸업. 71년 경희대 경영학과 졸업. 87년 제일모직 상무. 90년 삼성전자 전무. 98년 제일모직 부사장. 2001년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제일모직은 창사 이래 최대실적 기록을 4년째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9,957억원의 매출과 114% 증가한 1,2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한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부채비율도 두 자릿수인 91%로 낮아졌다.이런 화려한 실적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제일모직은 의류업계에서 일치감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기업으로 통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패션브랜드를 과감히 버리는 동시에 화학, 전자재료 부문에 집중 투자, 성장성을 확보한 것이다.제일모직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내수경기가 나빠지면서 패션부문의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1996년 107억원의 경상적자를 낸 이후 98년 외환위기 여파로 적자규모가 441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때부터 제일모직은 과감한 구조조정에 발벗고 나섰다.98년에는 대구와 안양의 공장부지 등 1,80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매각했다. 이듬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294%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낮췄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떨어지는 패션브랜드를 과감하게 접고 빈폴, 아스트라 등 고부가가치 핵심 브랜드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한편 첨단화학과 전자재료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데도 주력했다. 듀폰과 도레이를 철저히 벤치마킹하며 투자를 해 섬유기업에 서 화학 및 첨단재료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현재 제일모직의 매출구성은 패션 41.3%, 화학 44.4%, 직물 11.2%, 전자재료 3.1%로 화학 및 전자재료 부문이 매출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제일모직은 화학과 전자재료 부문의 성장세를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화학 부문의 경우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투명 ABS, PS 등 특화제품을 집중육성해 이 분야에서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전자재료 부문도 지난해 1단계로 반도체웨이퍼 연마제(CMP Slurry), 전자파 차폐제(EMS), 2차전지용 전해액 등의 양산라인을 구축했다. 이어 2005년까지 2,300억원을 투자해 핵심제품의 세계시장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지난해 말 이후 내수경기 침체로 제일모직의 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또한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판매증대와 전자재료 등의 신제품 출시효과 등으로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은 올해 매출 2조1,700억원, 순이익 1,280억원의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