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은행서 선도은행으로 도약 준비

김승유 행장약력: 1943년 충북 출생. 61년 경기고 졸업. 65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71년 미국 남가주대 경영학 석사. 80년 한국투자금융 부사장. 91년 하나은행 전무이사. 97년 하나은행장지난 2002년에는 하나은행 역사에 한획을 긋는 중대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은행과의 합병이다. 단자회사로 출발해 단기간에 승승장구해 온 하나은행은 2002년 12월 서울은행을 흡수합병함으로써 대형 선도은행으로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이제까지 하나은행은 후발은행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틈새시장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대표적인 성공작이 고액자산가를 상대로 하는 PB서비스. 요즘처럼 수많은 은행들이 PB사업에 뛰어들기 전에 이미 재빠르게 PB시장을 선점, 짭짤한 장사를 했다. 그러나 이제 국민, 우리 등과 함께 ‘빅3’에 들게 된 만큼 틈새공략보다 선도은행들과 정면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다.2003년 하나은행은 합병으로 인해 확대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초우량 금융 네트워크’를 완성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먼저 하나은행과 관계회사를 포함한 조직구조를 바꿔갈 계획이다.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은행은 금융그룹 내에 은행, 보험, 증권 등 각 금융 분야가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되고, 이들간의 협조를 통해 발전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넓어진 영업점 네트워크를 통해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을 살리려 한다.2004년 말까지 자산규모 100조원 이상, 시가총액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해 세계 100대 은행에 진입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그러나 합병 초기에 악재를 맞아 현재 분위기가 밝지 않다. 조직정비에 들어가려던 참에 SK글로벌 파문이 터져 출발부터 발목을 잡혔다. 이제까지 무리 없이 성장해 왔던 이 은행이 맞은 최대 시련이다. SK글로벌에 대한 서울은행의 몫 3,160억원까지 더해 모두 5,408억원의 부실채권을 떠안게 됐다.인수 계약 때 풋백옵션(사후손실보장) 조항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고스란히 은행부담이 된다. 이에 더해 채권단의 실사를 통해 SK글로벌의 자본잠식 규모가 정확히 밝혀지면 출자전환 등 추가지원을 해야 한다.또 주식시장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서울은행 인수대금을 주식으로 지급하되 최저가를 1만8,830원으로 정한 것도 부담이다. 여기에 경기 저하와 가계부채 부실까지 겹쳐 있는 상태다.그러나 김행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2002년 결산에서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가계여신 및 신용카드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금융감독원 기준 적립비율보다 높게 적립하는 등 보수적인 결산을 했기 때문에 올해 당기순이익도 무리 없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 2003년 당기순이익 9,020억원, ROA1.11%, ROE 31.50%를 목표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