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 전략 ‘적중’

김극년 행장약력: 1940년 경북 출생. 58년 경북고 졸업. 64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68년 대구은행 입행. 88년 대구은행 이사. 2000년 대구은행장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들은 신통찮은 실적을 내는 침체 분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대표적인 지방은행 중 하나가 대구은행이다. 지난해 대구은행은 창립 이래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2001년 당기순이익 307억원의 4배에 달하는 1,312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이다. 특히 이 1,312억원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건전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쌓고, 또 올해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지난해 4/4분기에 적립하고 나서 나온 수치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이익뿐만 아니라 성장세도 가팔랐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12월 총수신 14조원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총대출(8조4,539억원, 전년 대비 28% 증가), 총자산(17조4,205억원, 10%) 등 외형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올해도 여세를 몰아 업무이익 4,041억원, 당기순이익 2,003억원, 총자산수익률(ROA) 1.15%, 자기자본이익률(ROE) 23.43%, BIS비율 11.0%, 고정이하 여신비율 1.98%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가계대출 부문의 성장률은 7~8%대로 낮춰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대신 중소기업대출을 20%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신에서는 금리경쟁은 하지 않고, 원가가 낮은 예금 유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내부정비도 진행 중이다. 본점 인원을 축소해 영업마케팅으로 배치하고, 지역본부의 역할과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밀착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해서 ‘지역사랑추진반’을 설치했고, 우량고객 유치를 위한 전담조직도 만들었다.대구은행은 최근 계속해서 지역밀착 영업을 강조해 왔고, 이것이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지역 수신 점유율이 40.2%를 넘어섰고, 이 정도 점유율이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다져놓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하지만 지방은행도 신용카드의 연체율 상승, 가계대출 부실화 등의 최근 이슈들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다. 시중은행들과 달리 SK글로벌 등으로 인한 부담은 없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는 당초 목표했던 것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실적 악화는 신용카드 부문의 부실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의 증가에 대구지하철 사고 등으로 인해 지역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다.하지만 대구은행은 자동차 부품 등 비교적 상황이 좋은 산업이 몰려 있는 구미, 포항 등 경북지역으로의 진출확대를 통해 이 같은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