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뒤에 숨은 사람정갑영 지음/영진 팝/373쪽/1만8,000원사람들은 경제학자가 멋없고 재미없는 족속이라고 생각한다. 이해할 수 없는 숫자와 그래프로 머릿속이 가득 찬 외계인 같은, 하지만 이건 명백한 오해다.예부터 명망 높은 경제학자들 중에는 시인 뺨치게 풍부한 감성을 뽐낸 이들이 많았다. 그 이름을 너무 자주 들어본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읽었다고 착각하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designtimesp=23788>(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 of the Wealth of Nations)을 정말로 한 번 읽어보라.그 문학작품 못지않은 화려한 표현들을 보면 ‘경제학의 아버지’가 경제학자이기에 앞서 철학자였고 당대의 문장가에 선동가요, 감성을 자극할 줄 아는 사람이었음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이 <국부론 designtimesp=23791>이 얼마나 재미나는 책인지 모르고 비교우위니 하는 말이 나열된 경제학 교과서라 지레 짐작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아마 이 책의 저자도 그런 게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자신이 멋없는 경제학자로, 경제학이 삶과 동떨어진 딱딱한 이론으로 여겨지는 게 싫었던 모양이다. <나무 뒤에 숨은 사람 designtimesp=23794>. 얼마나 시적인 제목인지. 겉표지는 말랑한 수필집을 닮았다.‘경제’랑 관련 있는 책이라는 인상을 굳이 심어주고 싶어 하지 않는 저자(또는 출판사)의 의도가 엿보인다.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경제를 경제학자들만의 언어가 아닌 일상용어로 풀어낸 일종의 경제수필집이다. 전체적인 관심사는 시장과 시장을 움직이는 논리다. 경제학의 기본개념과 경제현상에 대해 영화, 시, 골프, 연애 등 쉽고 친근한 이야기를 끌어와 설명한다.예를 들어 로또복권에 인생의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 말처럼 ‘당첨만 되면’ 모든 게 바뀔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 복권당첨금은 일시적인 소득의 증가일 뿐. 소비자가 합리적이라면 일시적 횡재는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항상 소득 또는 영구 소득이 증가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경제학이 밥그릇을 둘러싼 인간사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고 보면, 더 이상 실용적일 수가 없다. 이 책은 그런 경제학의 기본이념에 충실하다. 기회비용, 한계비용 등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개념들, 케인스와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이론을 비교하고, 더 나가서는 콜옵션과 풋옵션이 무엇인지까지 설명하고 있다. 온건한 시장주의 시각을 기반으로 경제현상을 분석하고 진단하기도 한다.공병호의 독서노트 미국편공병호 지음/21세기 북스/304쪽/1만2,000원‘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품고, 로버트 매닝 <신용카드 제국 designtimesp=23813>, 김봉중 <미국은 과연 특별한 나라인가 designtimesp=23814> 등 우리나라에서 출간됐던 미국 관련 서적 14권을 모아 분석했다. 특정 주제에 대한 독서 가이드로 삼을 수 있는 책으로, 어떤 책이 좋은지 골라주고 또 실용적인 책읽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해준다.음모짐 마스 지음/최수민 옮김/창과창/359쪽/9,800원제목 그대로 음모론의 시각에서 세계 사회의 작동 원리를 풀이하고 있는 책이다. 로스차이드나 록펠러 모건 가문 등이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단체들 중 하나이며, 미국이 걸프전에 참여한 진짜 이유나 한국전쟁의 의도는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또 프리메이슨같이 ‘유서 깊은’ 비밀단체들에 대해서도 기술한다. 신뢰여부는 차치하더라도 흥미는 만점이다.기업시민정신과 NGO주서수 지음/아르케/264쪽/1만5,000원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인 ‘기업시민정신’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를 둘러싸고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밝히고, 국내외 동향 및 사례를 제시한다.기업시민정신은 다국적 기업과 NGO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것이 기업의 경영전략이자 생존전략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회의 반으로 줄이고 두 배로 잘하는 법우치다 마사시 지음/양영철 옮김/거름/208쪽/1만원‘회의 많은 회사치고 잘되는 곳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통설. 하지만 회의를 줄이고 회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 역시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이 책은 지극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회의의 기술에 대해 가르친다. 크고 작은 목소리를 아우르는 사회자의 테크닉, 회의가 침체되거나 미궁에 빠졌을 때 벗어나는 방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