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폭도 지난해 비해 늘어나는 추세, 이미지 추락 걱정하는 목소리 커져
백화점 고객 가운데 평소에는 들르지 않다가 세일기간에만 들러 원하는 상품을 사는 사람들이 적잖다. 세일을 자주 그것도 정기적으로 열기 때문이다. 신사복 역시 시쳇말로 밥 먹듯 세일을 하다 보니 아예 세일을 하지 않으면 사지 않을 정도다. 최근 들어서는 패스프푸드업계도 대대적인 세일작전에 돌입한 상태다. 세일을 자주 하는 업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세일실상을 살펴본다.백화점할인판매기간만 연간 100일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5월16일부터 25일까지 브랜드 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는 매년 시행하는 브랜드 세일에 비해 세일기간과 세일폭 등에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브랜드 참여율이 50~60%에 달해 예년에 비해 15~20% 정도 늘었고 세일시기도 한 달 정도 앞당겨지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1/4분기에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하고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올해 초부터 각 백화점들은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판촉행사를 벌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알뜰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고급제품을 대상으로 한 쿠폰북을 사은선물로 지급했고 롯데백화점은 경매와 공동구매를 시행했다.개장 1시간 안에 신사복을 구매하는 고객에 10%를 추가 할인해주는 행사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7.3%에 이르는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한 후 매출은 회복되지 않았다. 정기세일과 설 특수가 있었던 1월을 제외하고 2~4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주요 백화점들은 한해 보통 100일 정도 세일을 한다. 10~17일 정도의 정기세일이 4회, 정기세일을 전후로 브랜드세일이 30일 가량 벌어지고 이밖에 기획전과 특별전이 비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세일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평일의 경우 2배, 휴일의 경우 2.5배 매출이 향상된다. 그렇지만 세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수익률 저하와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라는 위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신세계백화점의 홍순상 과장은 “1/4분기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어서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며 “매출향상을 위해 무리한 세일행사를 벌이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5월 들어 크게 회복되고 있다. 3개월 만에 소비자기대지수가 반등했고,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용품이 다량 판매됐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신사정장과 40~50대용 부인복 매출이 10%가량 신장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 3/4분기에 연초의 부진을 완전히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패스트푸드업체파격적 할인마케팅 경쟁적 펼쳐패스트푸드업계의 가격할인 정책과 하나 더 주는 ‘덤’ 마케팅은 안방에서 TV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코믹하거나 휴머니즘을 강조한 ‘튀는’ CF에 ‘할인 전략’이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이다.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새우버거를 구입하면 하나 더 주는 전략을 보였다. 올해는 ‘덤’ 마케팅 대신 많이 살수록 할인폭이 커지는 ‘구입 개수 비례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불고기버거가 할인대상 품목이었고 5월에는 맥립을 비례 할인판매하고 있다. 맥립 1개의 정상가격은 2,000원. 그러나 2개를 사면 3,000원, 3개는 4,000원으로 구입 개수와 비례해 할인율이 커진다.10개를 산다면? 2만원이 아닌 1만4,000원이 맥립 10개 가격의 정답이다. 3개를 단위별로 끊어 계산하게 설계됐다. 즉 ‘맥립 10개 = 3개 × 3 + 1개 = 3개 × 4,000원 + 1개 × 2,000원 = 1만4,000원’이라는 공식이 적용된다.맥도날드측은 “이번 행사는 맥도날드의 한국진출 15주년 기념 및 고객만족 극대화가 목표”라며 “3개를 단위로 끊어 계산하는 게 할인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맥도날드는 할인정책을 펼치기 위해 먼저 어떤 버거를 할인할지 정한다. 전략적으로 판매 증진할 버거를 설정한 후 손익계산을 해 할인폭을 결정한다.국내 패스트업체 중 매장수 1위인 롯데리아 역시 할인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각 품목의 행사기간에는 해당품목의 TV광고를 진행해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맥도날도와 유사한 측면. 4월에는 불갈비버거를 대상으로 ‘하나 더 페스티벌’를 진행했고, 5월부터는 새우버거를 하나 더 주는 ‘덤앤도도 페스티벌’을 실시하고 있다.‘덤앤도도 페스티벌’의 경우 2,100원짜리 새우버거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같은 제품을 하나 더 줘 가격할인이 50%에 이르는 셈이다. 3,700원 상당의 새우버거 세트를 구입하면 소프트콘을 무료로 주는 ‘번들링’(끼워 팔기) 마케팅도 함께 진행했다.그러나 모든 패스트푸트업체가 할인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파파이스는 할인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파파이스측은 “일정기간 특정 메뉴를 덤으로 주는 방법은 출혈경쟁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파파이스의 브랜드 관리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미국 본사의 판단이다”고 말했다.두산식품BG에서 운영하는 버거킹도 대대적인 할인정책을 중단한 상황이다. 남주영 두산식품BG 마케팅팀 과장은 “제품할인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한 달 사이 매출이 2배 이상 느는 등 단기적으로는 급성장하지만 곧 약발이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남과장은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 지나친 세일은 버거킹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고 소비자들이 제품품질에 의문을 품게 만들 수 있다”며 “현재는 메인 제품이 아닌 일부 저가 버거만 할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신사복업체제값 주고 정장 사면 바보?백화점 신사복 매장은 상시 세일체제에 가깝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신상품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 할인해준다. 제 돈 다 주고 구입하면 손해 봤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세일이 수시로 열린다. 백화점 정기세일이 끝나면 자체 세일행사를 하고, 자체 세일이 끝나면 백화점이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세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식이다.올해 주를 이루고 있는 할인폭은 40%. 지난해 주를 이뤘던 30%보다 할인폭이 커졌다. 50% 할인해주는 상품도 지난해보다 눈에 많이 띈다. 불경기 때문이다. 신사복 매출은 경기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행을 많이 타지 않는 특성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면 신사복 매출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강남의 한 백화점 신사복 매장 직원은 “새로 구입하려고 오는 손님은 크게 줄고, 대신 수선이나 바지를 하나 더 구입할 수 없냐고 문의하는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요즘 매장 분위기를 전한다. 올 1/4분기 신사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할인폭이 커져도 신사복이 싸졌다는 느낌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 국내 고급 브랜드의 경우 고가제품이 70만~100만원, 중저가 제품이 45만~70만원선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이 상품이 팔릴 때는 고가제품이 50만~70만원, 중저가제품이 30만~50만원선으로 할인된다.외국산 브랜드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로열티 등의 이유로 할인폭은 국내 브랜드에 비해 다소 낮다. 외국산 브랜드의 평균 할인폭은 20%. 고가 제품의 경우 할인된 가격이 60만~80만원, 중저가는 35만~60만원선에서 판매되고 있다.항상 할인을 해주면서 굳이 높은 가격표를 유지하는 이유는 고급브랜드의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할인을 통해 판매를 늘리기 위함이라는 게 정설이다. A신사복업체 마케팅 관계자는 “의류사업은 이미지가 중요한 사업이다”며 “판매가격을 현실화한다고 우리만 가격을 내려버리면 싸구려 제품으로 인식돼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최선호 기자 sunny@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