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 지하에 자리잡은 ‘로스파소’의 매장구조는 독특하다.소극장에서나 볼 수 있는 무대가 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 주위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관람석처럼 배치돼 있다.공연을 보면서 식사나 음주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극장식 식당이다.하지만 로스파소가 기존 극장식 식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참여자가 무대공간을 능동적으로 채울 수 있다는 점. 라틴댄스동호인을 위한 살사댄스파티, 재즈동호인을 위한 재즈공연, 친목모임을 위한 사교장소, 각종 동문회, 영화시사회, 기업 판촉행사 등 다양한 무대행사가 참여자의 기획대로 진행된다.이런 독특한 컨셉으로 운영되는 로스파소의 가장 바쁜 날은 금요일이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직장인들의 각종 모임이 금요일에 몰리기 때문이다.로스파소의 박성호 사장(36·사진)은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전에 비해 중요한 모임이나 행사가 금요일에 많이 열립니다”라고 최근의 변화된 트렌드를 설명한다.직장인모임이 금요일에 몰리면서 토요일 저녁은 가족단위의 손님이 많아졌다. 박사장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모임이나 행사는 금요일까지 이뤄지고, 토요일은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곳에서 판촉행사를 하는 기업들도 금요일을 선호한다. 한 주를 마감한 느긋한 마음으로 판촉행사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뮤지컬 <그리스 designtimesp=23890>의 홍보를 위한 리허설이 금요일 저녁 이곳에서 열려 많은 직장인들이 찾았다고 한다.로스파소는 문화 콘텐츠 전문 벤처기업인 인포아트의 한 사업부로 탄생했다. 음주와 식사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당초 컨셉이었다. 총 15억원이 투입된 로스파소에 국내 대표적인 벤처캐피털회사인 KTB도 상당부분 지분을 투자했다.박사장은 “금요일 저녁은 직장인들을 위한 행사나 모임이 이뤄지도록 특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쇼핑등산복·인라인 “아주 잘 팔려요”박승건 롯데쇼핑 상품본부 레저스포츠바이어(34)에게 일요일은 쉬는 날인 동시에 일하는 날이다.주5일 근무제로 가장 크게 달라질 분야로 평가되는 것 중 하나가 유통이다. 이에 따라 각광받는 직업으로 꼽히는 것이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머천다이저, 즉 바이어다.따라서 박승건 바이어는 늘 ‘직접 체험하는 바이어가 되자’고 다짐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쉬어야 할 일요일에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청소년들이나 거리의 상점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5년째 아동스포츠매입팀 소속으로 레저스포츠만 2년째 담당하고 있는 그로서는 요즘 들어 부쩍 일의 보람을 느낀다. 불황으로 회사 전반적으로 매출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레저스포츠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나 성장했기 때문이다.특히 레저스포츠용품 협력사들에 소속회사가 유난히 인기가 많다는 게 그의 자랑이다. 주5일 근무제 실시를 대세로 본 회사측에서는 지난 3월께부터 레저용품, 그중 야외활동(아웃도어) 관련 매장을 과감히 확대했다. 상품의 전체 라인을 판매할 수 있는 넓은 매장은 협력사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된다.그는 특히 아웃도어용품에 대해서라면 무척 할말이 많다.쉬는 날이 늘어나면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주5일 근무제 실시 확산으로 아웃도어용품시장이 확장일로에 진입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지난해 롯데백화점 내 아웃도어매장은 2001년의 10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3개의 매장이 늘어났다.한정이벤트 등 스포츠용품 특별행사에서도 아웃도어용품은 요즘 최고의 전략상품으로 전면에 등장하는 제품군이다.박바이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포츠용품 기획전을 열거나 광고전단을 만들 때 아웃도어용품은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올해부터는 아웃도어용품이 행사의 중심”이라고 소개했다.지난 5월1일부터 백화점 폐점시간이 30분 늦춰진 것도 그가 바쁘게 뛸 수 있는 이유가 된다.백화점의 경우 폐점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매출이 늘어난다. 이는 곧 주말에 토ㆍ일요일 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된 직장인에게 평일 저녁쇼핑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레저스포츠용품의 경우 언제부터인지 목요일 저녁 매출이 가장 좋게 나오고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금요일부터 여행지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봐요.”요즘은 아예 화요일마다 달리 하던 특별행사들을 금요일로 바꾸고 있다. 여행자들을 위한 패키지상품전을 기획하기도 한다. 업무로 바쁜 평일과 레저패턴을 읽어야 하는 주말. 주5일 근무제는 그에게 그 누구보다 활기차게 보내는 일주일을 선물한 셈이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