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ㆍ사진ㆍ남기환 월드콤 기자 worldcom@worldpr.co.kr취재협조·루프트한자독일항공(02-3420-0400, 02-776-9142, www.lufthansa-korea.com)1990년 독일 통일 이전까지는 동독에 속해 있던 독일의 삭소니(Saxony)와 삭소니-안할트(Saxony-Anhalt)지역. 10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군림해 온 독일의 옛 모습을 말해주듯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전통적인 분위기의 거리는 이곳에서도 여전하다.하지만 무엇보다 서구의 음악사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바로크음악의 거장 헨델의 흔적은 이 지역 여행의 새로운 묘미를 안겨준다. 헨델을 따라 떠나는 독일의 작은 도시 기행.독일 중동부의 작은 도시 할레(Halle). 우리에게 무척이나 생소한 이름의 도시이지만 바로크음악의 거장 헨델(Geog Friedrich Handel)이 태어나고 성장했던 곳이라는 사실로 유럽인들에게는 무척 친숙하다.1685년 할레에서 출생한 그는 음악과 파이프오르간의 신동이라는 칭찬을 받으며 18세가 되어 함부르크 오페라극장에 취직할 때까지 이 도시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이 유년시절부터 발휘됐던 천재성은 묻어둔 채 아들을 의사나 변호사로 키우고자 했던 영주의 주치의였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할레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기도 한다.대학졸업 후 본격적으로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된다. 결국 다방면에 걸친 헨델의 천재성을 말해주는 에피소드가 돼준 셈이다. 훗날 영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할 때까지 그의 음악적 기원을 마련해 준 요람이었다는 의미에서 할레 사람들이 가진 자부심은 대단하다.마을의 중심격인 시장광장에서 도보로 5분여 걸어간 곳에 헨델의 생가인 헨델하우스가 있다. 1666년부터 헨델의 부친이 할레에 이주해 오면서 살기 시작하던 공간. 옅은 상아색 외관의 2층 건물이면서 가운데 정원을 내놓은 ‘ㅁ’자형 구조인 이 건물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헨델의 가족이 이주해 올 당시 원래 있던 부분과 이후 증축된 부분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 동선을 따라가며 헨델의 생애와 작품활동에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지켜볼 수 있다.1677년에 사용된 쳄발로(피아노의 전신)와 하프시코드를 비롯해 18세기 헨델의 콘서트포스터, 악보, 부친을 비롯한 헨델 선조들의 흉상과 초상화 등이 많은 방들을 채우고 있다.이 생가의 다락방은 헨델이 한밤중에 몰래 올라와 클라비코드(쳄발로 등과 함께 피아노의 전신이었던 악기)를 연주하다 부모에게 음악적 천재성을 들킨 곳. 아쉬운 점은 헨델의 흔적이 남은 진품이라기보다 외국에서 일일이 사들인 것이거나 복사본이라는 점이다. 헨델의 생가이면서 오히려 그와 관련된 것들은 남의 것을 빌려온 셈이다.방을 옮겨다니는 동안 자동안내시스템에 따라 그 방의 내력, 작품, 헨델의 행적 등이 방송된다. 물론 그 설명의 배경으로 들리는 그의 명곡들은 자연스러운 동선을 그의 생가를 둘러보던 방문객들이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은 옛 바로크 양식을 그대로 살려놓은 넓은 홀.조금 어두운 이 홀에 관람객들이 앉으면 어디선가 헨델의 오페라 <리날로 designtimesp=23915>의 명 아리아 ‘울게 하소서’가 들려온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1994년 영화 <파리넬리 designtimesp=23916>에 헨델은 카스트라토라는 남성 소프라노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하지만 그 갈등을 말끔히 씻어준 것이 바로 이 오페라 아리아이다. 헨델하우스는 방안 벽에 기대어 둥그렇게 앉아 있는 관람객들에게 은은한 헨델의 아리아에 취해볼 여유를 배려해 놓았다. 방문객들이 가장 헨델에 몰입해 들어가는 시간도 이 즈음인 듯하다.매년 연간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수는 3만5,000명. 헨델하우스의 정원은 현재 간단한 차나 커피를 즐기는 노천카페로 활용되고 있지만 6월이면 이곳에서 헨델음악회가 열린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관객들이 정원 가득 연주자들을 둘러싼 채 열리는 한여름 밤의 음악 축제. 1년 중 가장 많은 사람들로 문턱이 닳게 되는 것도 이 즈음이다.뾰족한 쌍둥이 첨탑을 세우고 있어 후기 고딕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광장의 마르크트키르헤(Marktkirche) 역시 헨델의 사연을 안고 있는 유명한 곳이다. 9세 되던 해부터 오르간연주자 차하우에게서 작곡과 오르간을 배우던 바하가 대중 앞에서 첫 연주를 한 장소.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아버지는 그의 재능을 외면하려 했었다는 일화가 있다. 이 교회는 헨델 이전에는 루터가 이끄는 신교도들과 알브레히트 추기경 휘하의 구교도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여행메모찾아가는 길 : 할레를 가기 위해서는 라이프치히공항을 이용하는 편이 가장 빠르다. 루프트한자독일항공과 대한항공은 매일, 아시아나항공은 주4회 프랑크푸르트 직항편을 운항하는데 프랑크푸르트에서 라이프치히까지 다시 국내선을 이용한다. 라이프치히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40분 소요.박물관 개장시간 : 연중무휴.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30분(목요일은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여행정보 : 할레지역관광청 (49-(0)3-4547-2330ㆍwww.halle-tourist.de)돋보기 / Germany Travel Mart 2003독일 여행상품 한자리에할레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떨어진 삭소니지역 최대의 공업도시 켐니츠. 최근 ‘Germany Travel Mart(GTM) 2003’을 유치, 성공적으로 개최한 도시다. 지난 4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에 걸쳐 진행된 GTM 2003은 독일정부관광청이 주최한 독일 최대의 관광축제.세계의 여행 송출업 종사자들을 불러 독일 내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고 여행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실무적인 상담이 이뤄진다는 것이 이 관광전의 특징. 현장에서 계약이 곧바로 체결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이번 GTM에는 주최국 독일을 포함해 40여개국 1,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해 활발한 상담을 벌였다. 특히 사스(SARS)로 인한 최근의 불황을 의식한 듯 상대적으로 안전한 독일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는 평가.국내에서는 루프트한자독일항공 허태영 상무를 비롯해 모두 5명의 유럽전문여행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로운 여행상품 개발 등을 현지 담당자들과 논의했다. 매년 독일 내의 특정 지역을 순환하며 열리는 GTM의 내년도 개최지는 함부르크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