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와 건전한 노사문화 중요성 강조하는 의견도 많아
이규황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경기가 나쁘지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대기업이 중심이 돼 투자할 경우 경기회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조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이규황 전경련 전무는 “정부도 규제완화와 세제인하 등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무는 “대화와 원칙을 존중하는 노사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경제가 신속하게 위기를 극복하고 대외신인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것이 이전무의 판단이다.아울러 이전무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정책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간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나아가 이전무는 “글로벌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합리적 노사문화가 절실한 만큼 경제주체 모두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지난번의 금리인하는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봅니다.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통해 구체적인 목표를 이룬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적절치 않기 때문입니다. 추경예산도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정부로서도 정책을 짜는 데 많은 애로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정부의 딜레마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몇 가지 주문을 했다. 먼저 정전무는 법인세 문제를 거론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며 스몰비즈니스(Small Business)에 비해 대기업 등이 과도하게 법인세를 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전무는 이를 직장인이 자영업자에 비해 과도하게 세금을 내는 것에 비유했다.또 하나 정전무는 금융시장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K글로벌과 카드채 문제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고, 부실화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일부 금융권을 조기에 손봐야 경기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이밖에 그는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과감하면서도 신속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만 지금의 경기부진을 벗어야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전무는 “지금은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효과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로 경기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장지종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근부회장중소기업들의 대변자임을 자임하는 정지종 상근부회장은 경기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크게 4가지를 주문했다. 먼저 투자의욕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하고 싶어도 규제에 묶여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감하게 풀어 투자를 유도해야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소비진작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소세 등을 전향적으로 인하해 소비를 살리고 나아가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현재 12%로 돼 있는 중소기업 최저 세율을 8%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중소기업인들의 떨어진 사기를 올려주는 방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관계자들을 초청하거나 중소사업장을 찾아 격려해주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별 것도 아닐 수 있지만 워낙 어려운데다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어 분위기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위평량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사무국장위평량 사무국장은 “경기부진과 관련해 국내외적으로 많은 원인이 있지만 정작 IMF 이후 투자는 안하고 소비(신용카드공제, 특소세인하 등)만 부축인 데서 비롯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한다.위국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세계경제가 악화된데다 이라크전쟁으로 여러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특히 한국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개혁방향과 경제정책의 일관성 결여로 재계의 불신을 샀고, 가계부채 증가로 아주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위국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며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시대인 만큼 이에 걸맞은 핵심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시중에 떠도는 380조원대의 부동자금이 건전한 산업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 국장은 “정부가 6월부터 투자를 활성화할 경우 11월부터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조하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조하현 교수는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놓고 봤을 때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조기에 추경예산을 집행한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조교수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경제정책과 친노동자적인 성향도 현 경제상황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며 “이미 저금리 정책은 실패했고 이라크전쟁에 따른 중동특수도 기대할 수 없다. 또 사스의 영향으로 수출도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조교수는 “현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회복하려면 기업들의 설비ㆍ기술투자와 민간투자밖에는 없다”며 “비록 올해 경기는 힘들겠지만 투자에 힘쓸 경우 11월쯤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