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라고 하지만 교육사업은 적어도 불황을 모르는 듯하다. 높은 교육열과 핵가족화 덕분이다. 교육사업은 상대적으로 실패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기에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체인이 대거 등장, 교재개발 등 사전 투자 없이 초보자도 손쉽게 교육사업을 창업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고학력 창업자들 사이에 교육사업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수익만 보고 창업을 하면 실패하기 십상. 다른 사업과 달리 자라는 어린이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므로 교육사명감이 필요하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하므로 고객 관리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한 번 학생을 모집하면 장기회원 유치가 가능해 고정수익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나쁜 소문이 나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교사 관리 실패는 망하는 지름길.따라서 인력관리 및 경영능력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틈새를 노린 새로운 교육사업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수요자의 욕구를 무시한 사업이거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지 않은 아이템을 택하게 되면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대치동에서 헵타드사고력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민경옥씨(44)는 학부모의 관심사를 정확히 꿰뚫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욕구를 반영한 틈새사업으로 성공한 케이스. 사고력교육사업을 시작하기 전 민씨는 자녀를 일반 학원에 보내던 평범한 주부였다.그러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학업성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좀더 현명한 아이로 자랄 수 있는 학원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따라서 직접 자녀교육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후 독서교육 분야에서 5년간 근무까지 하게 됐고, 그 경험을 살려 창업에 성공했다.민씨가 도전한 사업은 사고력 계발 교육. 언어, 수학, 과학 등 7가지 영역을 통합해서 가르치는 교육으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교육장은 대치동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는 46평. 권리금 6,000만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90만원이다. 여기에 인테리어비, 시설집기비 등을 포함해 총 1억2,000여만원이 들었다. 현재 월매출은 교재비를 제외하고 월 3,600만원. 월세, 인건비 등을 제하면 1,800만원이 넘는 순익을 올릴 정도로 성공했다. 미리 확보된 회원 한 명 없이 시작했지만 한 달 만에 80명, 6개월 후에는 300명으로 껑충 뛰었다.민사장의 성공비결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수업 방식. 눈으로 읽는 책보다 탑 모양, 인체 장기 모양 등의 입체교구와 그림, 음악 등의 보조교구를 활용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입체교육을 한다.수동적으로 진행되는 기존 교육과 달리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말하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므로 사고력 계발은 물론 리더십과 자발성, 자기 표현력도 키울 수 있다. 또 다른 성공비결은 월 1회 개최하는 학부모 강좌. 회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정에서 실천하는 사고력 계발 교육법을 알려주는 이 강좌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자녀교육의 필수코스로 꼽힐 만큼 인기가 높다.민씨의 교육장은 대로변도 아니고 성당 옆 좁은 이면도로변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건물 3층에 입점해 있다. 이런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사고력교육사업이 도입기의 독점적 사업이기 때문이었다.교육사업의 핵심인 교사채용과 교재개발은 본사의 지원을 받는다. 인테리어비용을 많이 들인 건 아니지만 교육적 효과를 고려했다. 르네 마그리트와 같은 화가의 그림, 코믹한 아인슈타인 캐릭터 그림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늘 잔잔한 음악 등을 들려줘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회원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홈스쿨사업도 병행할 계획인데, 이 경우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매출이 뛸 것을 기대하고 있다.이렇게 단기간에 새로운 틈새사업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어처구니없는 실패사례도 있다. 대구에 사는 유모씨는 한자학습지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한 경우이다. 유씨는 신문광고를 보고 한자교육을 하는 체인본사의 지사로 가입했다. 본사에서 교재를 공급하므로 초보자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서울 본사를 방문해 보니 사무실도 번듯하고 사람들도 점잖아 보여 즉시 계약을 하고 지사가입비 2,00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사업 시작 두 달 후부터 교재가 제대로 도착하지 않아 애로를 겪어야 했다. 이상한 점을 느끼고 서울 본사를 방문해 보니 본사는 거의 부도 직전이었다.결국 본사는 사업을 포기했다, 그러자 교재를 공급받을 곳이 마땅치 않았고, 교육사업 경험도 없었던 그는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교육사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서 본사 의존도가 높다. 본사가 교재개발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 따라서 본사의 교재개발 능력과 자금력, 교육역량을 점검한 후에 가맹해야 한다.본사가 문닫은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교육마진이 낮아 실패한 사례도 있다. 체인형 글쓰기 지도 홈스쿨을 운영했던 이모씨는 이웃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를 전개, 출발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교재를 제공받는 대가로 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너무 커 회원이 늘어도 수익이 나아지지 않았다.회비 중 50%를 교재개발비 명목으로 본사에 내고 나면 겨우 인건비만 남는 정도였다. 특히 교사를 채용해서 운영하는 교습소 형태와 달리 자신이 직접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는데 적성이 맞지 않아 직업에 대한 회의까지 느꼈다.글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가르치는 일은 적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8개월이 지나서야 깨닫게 됐다. 게다가 글쓰기교실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차별화된 상품경쟁력이 없어 회원모집도 쉽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1년 만에 사업을 접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