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말하는 죽음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셔윈 뉴랜드 지음/명희진 옮김/세종서적/383쪽/1만2,000원누구나 죽는다. 죽음 역시 예외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누구나 한 번은 겪어야 할 일 중에서 죽음만큼 낯선 것이 또 있을까. 부처님은 소년시절에 ‘왜 사람은 늙고 병들고 또 죽어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들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살다가 불현듯, 그냥 그것을 맞이한다.시인이나 철학자는 죽음에 대해 자주 글을 쓰지만 직접 죽음을 목격한 경우는 많지 않고, 반대로 수없는 죽음을 보며 사는 의사나 간호사 같은 이들은 죽음에 관해 거의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의사들과 조금 다르다. 입을 열어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자신이 오래 품어온 고민, ‘어떻게 하면 삶을 매듭짓는 그 순간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를 털어놓는다.이 책은 40여년간 무수한 죽음을 접한 한 의사의 기록이다. 의사로서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들을 동원해 해당 질병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기술한다.심장질환으로 죽는 사람들, 그저 늙어서 죽는 사람들, 알츠하이머(치매)로 한걸음씩 서서히 죽음에 다가갔던 사람들, 남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람들,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들(자살), 에이즈, 암….의사로서 겪어야 하는 첨예한 갈등들도 드러난다. 고통밖에 안겨줄 게 없는데도 갖은 의술을 동원해 3개월 삶을 연장해주는 것이 맞는가.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어느 정도까지 솔직하고 자세하게 알려줘야 하는가.법을 어겨서라도 환자에게 편안한 마지막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우리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그러나 저자는 매우 심각한 주제로 부각시키는 이런 고민도 있다.각종 의술이 너무 발달해 최후의 순간을 연장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숨이 끊어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없이 혼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designtimesp=23937>(How we die)라는 제목의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어째서 이 의사는 이런 글을 썼는지, 어째서 남들이 죽어가는 과정과 정황, 장면을 묘사하고 싶었는지, 또 왜 우리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 과정을 지켜보는 간접체험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었다.많은 이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질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시종일관 잔잔하고 건조하기까지 한 어조로 죽음에 대해 말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애초 품었던 이 같은 의문은 저절로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케임브리지/391쪽/3만원김광수경제연구소 창립 3주년을 기념해 2000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발표한 주요 보고서 중에서 13개 주제를 엄선해 재정리, 보완한 책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연구소는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소문난 싱크탱크라고 한다. 동아시아 외환위기, 국가채무 문제, 국민연금 문제 등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얼마나 오래 남을까장일 지음/아이피아이/229쪽/1만3,000원경북 의성에서 ‘기쁨농장’을 운영하는 농부가 쓴 책. 유전자조작식품(GMO), 친환경농산물, 농업정책, 농산물유통 등에 관심이 많고, 그런 관심이 이 책에도 듬뿍 표현돼 있다. 하지만 정색하고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사는 이야기와 더불어 따뜻하게 접근하고 있어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사장이 직원을 먹여 살릴까직원이 사장을 먹여 살릴까홍의숙 지음/거름/224쪽/1만원화성에서 온 사장, 금성에서 온 직원? 사장과 직원은 결코 한마음이 될 수 없는 존재일까. 10년간 수백개 기업에서 3,000여명의 사장과 임직원을 상담한 결과를 토대로, 저자는 우리 기업이 가장 취약한 점은 파트너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한국적 파트너십은 무엇인가를 제시한다.대한민국을 바꾼 마케팅이시혁 지음/중앙M&B/208쪽/9,000원월드컵 1주년을 기념해 그 ‘추억’을 기리는 작업이 활발하다. 이 책은 마케팅의 관점에서 1년 전을 정리한다. 단군 이래 최대 대박이라는 ‘붉은악마 캠페인’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SK텔레콤의 마케팅 브레인 이시혁 부장이 썼다. 당시의 상황별 전략들을 정리하면서 브랜드 전략과 시나리오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