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익대 앞 거리는 ‘피카소 거리’ ‘젊은이의 해방구’ 등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특구다. 홍익대를 비롯한 신촌일대 대학에서 배출된 아티스트들이 이곳을 본거지로 삼으면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2030세대까지 흡수,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바로미터로 자리를 잡았다.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홍대 앞’은 급격하게 변질되고 있다. 문화예술 관련 공간 대신 날이 갈수록 술집, 카페, 노래방이 가득한 ‘유흥의 거리’가 돼 가고 있는 것. 혹자는 “‘홍대 앞 = 싼 술집 많은 곳’이라는 공식이 퍼져 문화예술에 목마른 젊은이 대신 술과 향락에 목마른 젊은이가 몰려든다”고 개탄하기도 한다.그런 점에서 10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티누스’(ARTINUS)의 존재가치는 더욱 빛난다. ‘ART IN US’란 뜻의 아티누스는 예술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건다.한 달이면 수많은 점포가 문을 닫고, 또 문을 여는 홍대 앞에서 이처럼 굳은 심지를 자랑하기도 쉽지 않을 터. 홍대 앞을 아끼는 마니아들에게 아티누스는 ‘보물’이나 다름없다.93년 주택을 개조한 예술전문서점으로 출발한 이곳은 99년 현재의 건물로 신축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의 면모를 갖췄다. 지하 1층은 갤러리와 액자공방, 1층은 카페 ‘리브로’와 예술전문서점, 2층은 아트숍과 갤러리로 구성돼 있다. 일단 건물에 들어서면 휴식과 예술체험, 쇼핑이 가능한 셈.아티누스의 간판이나 다름없는 서점부터 가보자. 짙은 원목으로 꾸며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이곳에는 국내외 예술서적 1만여종이 들어차 있다. 미술, 사진, 디자인, 공예, 영화 등 시각예술과 관련된 레퍼토리를 이처럼 ‘빵빵’하게 갖춘 곳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가격대도 천차만별. 쉽게 구할 수 없는 고가의 외국전문서적에서부터 5,000원짜리 화집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하다.서점을 둘러본 후에는 바로 옆의 카페 ‘리브로’에 들른다. 분위기와 맛, 서비스에 관한 한 ‘홍대 앞 최고’라는 자랑. 실내는 모던하고 우아한 분위기, 야외정원은 편안하고 상쾌한 분위기를 가져 취향대로 골라 앉을 수도 있다. 커피(7,000~8,000원), 홍차(8,000~1만원), 와인(5만~15만원)을 판매하며 이곳의 자랑인 ‘와인셔벗’(7,000원)을 모든 손님에게 무료 서비스한다.카페가 부담스러운 이들은 2층 아트숍으로 바로 올라가도 무방하다. ‘소삼원’이란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테라스에 자판기가 설치돼 있어 저렴하면서도 품격 있는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아트숍에서 각종 생활소품과 액세서리, 문구용품을 구경하거나 쇼핑해도 좋다. 선물로 주면 딱 좋을 예쁘고 실용적인 제품이 가득하다.전시가 있는 날에는 꼭 갤러리에 들러 예술의 향기를 느껴볼 일이다. 물론 무료이다. (02-326-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