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회생에 또다시 적신호가 켜졌다.채권단과 SK그룹이 SK글로벌 살리기에 의견을 같이했지만 SK(주)의 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합회가 그룹 차원의 SK글로벌 지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SK(주)의 노동조합도 “SK(주) 이사회가 글로벌을 지원한다면 동반 부실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이사진에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SK글로벌은 끝내 회생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청산의 길을 걸을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먼저 SK그룹에서는 상당수의 계열사들이 재무상의 손실, 유동성 문제 및 영업상의 장애로 인해 연쇄 도산이 불가피하고,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는 SK(주)마저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SK(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계열사의 연쇄도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SK관계자는 “SK글로벌은 국가의 기간산업인 석유사업과 무선통신사업의 유통망을 담당하고 있어 국가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회사”라며 “SK글로벌이 청산되면 석유사업과 무선통신사업 분야에 심각한 파급효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SK글로벌은 직영주요소 760개를 포함해 총 3,225개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석유유통의 마켓리더로, 국내 석유류 제품수요의 30% 이상을 공급하는 마케팅 채널 역할을 해 왔다.또한 SK글로벌은 국내 최대의 단말기유통사업자로 단말기 시장 점유율이 40% 이상인 국내 제1의 사업자이며 전용회선 임대사업에서 업계 3위의 광케이블 연장 및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로 간선망 9,224㎞, 가입자망 2만4,033㎞, 관로 150㎞ 를 보유하고 있다.SK측은 그룹 내부의 악영향보다 외부의 피해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 SK그룹 이노종 홍보담당 전무는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국내 7,000여개의 협력업체의 경영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SK글로벌 청산 → 협력사 도산 → 후방산업 피해 등의 관계를 고려하면 최소 100만명 이상이 당장 어려움에 처해 피해액만 15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와 함께 SK글로벌 해외거래선에도 피해를 주게 돼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글로벌은 70여개국에서 2,500여개의 거래선을 갖고 있다. 따라서 SK 관계자는 “만일 청산될 경우 거래선의 이탈 등의 단순 문제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국제신인도 하락, 한국 기업의 해외 조달 자금의 금리인상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금융시장의 경색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SK글로벌 청산시 예상되는 국내 금융권의 손실은 제1금융권 4조1,000억원, 제2금융권 9,000억원 등 5조원에 달하고 여기에 카드채와 가계부실과 같은 금융권의 구조적 리스크가 겹쳐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따라서 중소기업을 비롯한 한계기업의 경우 부도와 대규모 환매사태라는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경제계 일각에서는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금융권의 직접피해와 채권시장 등 후방피해를 감안할 경우 그 피해 규모는 20조~3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