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윤석씨(31)는 보통 오전 7시께 우유를 마시며 신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우유나 신문을 배달하는 일명 ‘아침을 여는 사람들’의 하루는 김씨보다 한참 빠르다. 이들의 일은 보통 새벽 3~4시부터 시작된다.건물청소를 대행해주는 사람들의 아침도 마찬가지다. 이들 대부분이 새벽 4시 정도에 일을 시작한다. 이들 모닝 비즈니스는 1960년대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수 비즈니스다.이의 종사자들은 신문배달의 경우 10~30대의 아르바이트생들이 대부분이고 요구르트는 주로 30~40대 주부가 주류를 이룬다. 우유는 30~50대의 남자가 전업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수입도 월 최저 15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90년대 중반. 모닝콜서비스가 모닝 비즈니스에 합류했다. 주로 20~30대 여성이 전화로 간편하게 일할 수 있어 한때 인력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로 모닝콜서비스를 하는 아이디어는 인기를 끌며 대박행진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금 모닝콜서비스는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6년째 모닝콜사업을 해 온 (주)모닝콜(www.morningcall.net)의 정동하 사장은 “모닝콜업체들 대부분이 경비절감을 위해 기계음을 사용했던 게 거부감을 일으켜 사양길로 접어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감성서비스인 모닝콜을 이해하지 못한 업체들이 기발한 아이디어 등으로 특화시키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는 얘기다.현재는 특화된 몇 개 업체만 간신히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주)모닝콜의 경우 영어 모닝콜서비스로 죽었던 시장을 되살리고 있다. 정사장은 “고학력 여성이 아르바이트로 새벽 4시에서 오전 8시까지 일하고 수입은 약 60만원 정도에 이른다”고 귀띔했다.2000년대 들어서자 다양한 모닝 비즈니스가 등장했다. 지난해부터 건강을 키워드로 내세운 아침식사대용식 배달서비스들이 모닝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아침 공복을 해소해주기 위해 다양하게 개발된 아침식사대용식들은 1년도 안돼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 10월 설립된 (주)아침과일은 영업 7개월째인 현재 8,000명의 회원과 6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싱싱샐러드도 가맹점 80개 이상을 확보하며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아침과일 관계자는“과일은 건강에 꼭 필요한 비타민 당분, 섬유질, 탄수화물 등 칼로리 섭취는 물론 씹어 삼키는 포만감까지 준다.”며“과일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면서도 챙겨 먹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매일 아침 다양한 메뉴의 과일을 손쉽게 받아 즐길 수 있고 아침 대용식으로 가능 하다는게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아침식사가 오전 두뇌 활동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피로를 줄이고 업무진행 효과나 수험생들의 성적을 높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건강을 위해 아침을 꼭 챙겨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번거로움 때문에 아침을 거르는 일이 다반사이다.아침식사대용식시장 초기단계아침밥이나 죽을 배달하는 (주)명가아침의 경우도 가맹점 40여개를 확보해 매월 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아침과일의 김민정 대리는 “건강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비즈니스 포인트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성수기인 여름에는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맞벌이부부와 독신자가 늘고 소규모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시장에 많이 뛰어들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큰 이유다.이 같은 아침식사대용식 배달시장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샌드위치나 일반 가정식을 취급하는 소호업도 인기다. 이는 가맹체계가 아닌 단독으로 무점포사업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가맹비를 지불하지 않아 초기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조찬(www.jochan.net)은 1식에 1,700원을 받고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강북 일부지역만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다. 조찬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확장보다 안전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승부는 맛에 있다”고 설명했다.아침식사대용식들을 취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새벽 5시부터 움직인다. 아침식사시간에 맞춰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균 약 100개 정도 취급할 경우 월 수입은 170만원에서 220만원까지 다양하다.최근의 모닝 비즈니스는 주로 아침을 거르는 이들을 위한 시장으로 형성돼 가고 있다. 과일, 죽, 샐러드, 샌드위치 등이 간단하면서 대용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형성돼 아직은 성장 초기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업계추산 4,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계속 성장하는 모닝 비즈니스는 당분간 아침식사대용식시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업체들은 과일이나 샐러드외에도 생식 등 다양한 패턴의 대용식을 내놓을 예정이며 시장확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노무현 정부 경제정책 집중분석단기부양책의 효과와 후유증최근 들어 민간소비가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나 감소했다. 5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민간소비가 감소한 데는 정부의 탓이 크다. 정부는 경기가 부진했던 2001년 11월 자동차를 포함한 내구소비재에 부과했던 특별소비세를 내렸다. 이후 승용차와 골프채 가전제품 등 내구재소비는 급격히 늘었다. 2002년 1/4분기에는 내구재소비가 무려 31.1%나 증가했다.특별소비세는 세금부과액만큼 제품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소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높은 세금으로 인해 ‘억제된 수요’(pent-up demand)는 특소세 인하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다.특히 승용차는 특소세 인하뿐만 아니라 탄력세율까지 낮춰 적용함으로써 가격 하락폭을 더 늘렸다. 한시적으로 인하된 특소세가 환원된 9월1일 이전에 승용차를 사기 위해 차를 빨리 빼달라는 압력성 민원이 자동차회사마다 쇄도했다. 2002년 들어 경기가 되살아난 데는 특소세 인하의 역할이 컸다.그러나 내구재는 한 번 소비되면 장기간 다시 소비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자동차를 사고 난 이후 곧바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사람들이 냉장고를 구입하고 나면 냉장고 판매는 급격히 줄어들게 마련이다.내구소비재 판매는 실제로 올 들어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12월 20.8%나 증가했던 내구소비재 판매는 올해 1월 1.4% 증가로 둔화됐고 2월에는 -1.2%, 3월에는 -11.4%, 4월에는 -9.7%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억제된 수요’가 한꺼번에 터진 이후 예상됐던 공백현상이다.민간소비가 줄어든 또 다른 이유로 신용카드 사용억제책을 들 수 있다.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길거리 회원모집 등 카드사들의 방만한 영업을 사실상 방치해 온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에야 ‘신용카드 억제정책’으로 돌아섰다.그 결과 신용불량자는 300만명을 넘어섰고 카드사들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 대출한도를 줄이고 신용카드 구입한도를 축소했다. 500만원 이하 신용카드 대출에 대해서도 금융회사들이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신용카드 사용자들은 ‘카드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졌다.결국 2001년의 내수소비 호황은 세금(특별소비세)과 금융(신용카드정책)을 동원한 정부의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의 결과였을 뿐이다. 그 후유증은 불과 1년 만에 우리에게 나타났다.정부가 2001년 내수주도형 경기부양책을 동원한 데는 까닭이 있었다. 세계경기가 극도로 침체됐고 수출이 부진했다.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었던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단기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조세제도와 금융제도를 동원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최근의 고통스러운 내수경기 침체는 2001년 단기부양책이 초래한 비용이다. 정부가 경기를 단기적으로 부양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더라도 조세와 금융제도를 동원하는 일만은 자제해야 한다.현승윤ㆍ한국경제신문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