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던 워싱턴 무차별 저격사건을 기억하는가. 사건발생 3주 만에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은 이 사건은 워싱턴 일대를 공포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어디에선가 나를 지켜보는 시선이 있다는, 그래서 자신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시민들을 심리적 패닉상태로 몰아넣었던 것이다.<폰부스 designtimesp=23959>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나의 전부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음지의 타자가(혹은 권력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뉴욕의 잘나가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투 세퍼드(콜린 파렐).어느날 공중전화부스에서 통화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뒤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세퍼드가 무심코 든 수화기에서 “전화를 끊으면 네 목숨도 끊긴다”는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정신병자의 장난이려니 생각했던 세퍼드는 전화를 빨리 끊으라며 자신에게 시비를 걸던 남자가 그 음산한 목소리의 주인공의 총에 죽는 것을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게다가 그 익명의 저격범은 세퍼드의 주소와 부부관계, 내연의 애인 등 사생활까지 알고 있지 않은가! 공포에 질린 세퍼드는 그러나 전화를 끊지도,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점점 저격범의 심리게임에 말려든다. 설상가상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세퍼드를 살인자로 오인, 그에게 일제히 총을 겨눈다.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세퍼드의 곤경은 난데없다. 그래서 그의 까닭 모를 곤란을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은 내내 불편하다. 나와 하등의 차이가 없는 세퍼드에게 ‘정직하게 살라’며 이유 없는 총구를 겨눈 저격범이 언제 내 심장을 겨냥할지 알 수 없지 않은가.더구나 미국에서는 영화가 개봉되기 불과 한 달 전, 판박이처럼 똑 닮은 ‘워싱턴 무차별 저격사건’이 발생했으니 그 충격과 불편함의 강도는 아마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폰부스 designtimesp=23972>는 개봉과 함께 미국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물론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의 후광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폴링다운 designtimesp=23973> <타임 투 킬 designtimesp=23974> 등으로 스릴러에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한 조엘 슈마허 감독과 콜린 파렐의 호연이 더 큰 이유가 된다.조엘 슈마허 감독은 날 것 그대로의 긴박감을 전달하기 위해 모든 신을 한곳에서 동시 촬영했다.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기 위해 촬영 내내 이어폰을 끼고 연기한 배우들 모두가 훌륭하지만 특히 신성 콜린 파렐의 연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만약 <데어데블 designtimesp=23979>을 보고 콜린 파렐의 연기에 실망했다면 <폰부스 designtimesp=23980>는 아마 필수 관람영화가 될 것이다.이 주의 문화행사Color of the Soul Train7월19일 오후 6시/서울 잠실실내체육관/아이화인,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주최빅마마, 세븐, 휘성, 거미가 뭉친다. 환상의 소울메이트(Soul Mate) 빅마마, 세븐, 휘성, 거미가 함께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공연이 열린다.신인으로서 8주째 음반판매 1위의 신기원을 기록하고 있는 빅마마, 올해 상반기 최고의 신인 세븐, 지난해 골든디스크 신인가수상을 수상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휘성, 그리고 호소력 짙은 음색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대형가수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거미.R&B, 소울, 블루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장 한국적으로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이들이 꾸미는 무대는 ‘Color of the Soul Train’. 영혼을 울리는 기차를 테마로 만남과 이별, 그리고 젊음의 풋풋한 사랑이야기 등을 독특한 연출을 통해 다양한 빛깔로 풀어낸다.한 팀 한 팀으로도 훌륭한 음악적 역량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만들어낼 이번 공연은 때로 함께 어우러져 노래하고, 때로 각자의 빛을 발하며 팬들과 호흡한다.제11회 창무국제예술제 = 6월11~12일 오후 8시/호암아트홀/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창무국제예술제는 (사)창무예술원을 통해 9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국제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이다.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통한 세계화’라는 공통 주제를 안고 있는 아태지역의 개별 문화권이 지니는 독특한 예술세계를 연결하는 동시에, 세계 무용계 조류를 소개하고 우리 문화의 국제화에 기여하는 행사.창무국제예술제는 93년 제1회 부토 페스티벌을 통해 국내 최초로 부토를 소개한 이후 국내에 부토 공연 붐을 조성했다. 2000년에는 ‘아시아ㆍ태평양의 몸짓 - 그 시원으로의 통로’, 2001년은 ‘미래를 향한 아시아의 열정’, 2002년은 ‘전통예술의 정점에서 전위예술의 정점까지’를 주제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