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서울 서초동 뱅뱅사거리에 문을 연 ‘사까나야(魚家)’는 회전초밥집이다. 예쁘고 화려한 초밥 한두 점이 얹힌 접시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레일 위에서 행진하는 ‘진짜 회전초밥집’.그간 국내에서 통용돼 왔던 ‘회전초밥집’ 이미지는 사까나야에 들어서는 순간 달라진다. 냉동횟감을 주로 사용하고 소규모 바가 대부분인 중저가형 회전초밥집은 한마디로 명함을 못내민다.이곳의 가장 큰 자랑은 160여 가지에 이르는 초밥 메뉴들. 2개 한 접시에 1,300원인 새송이, 두릅초밥에서부터 1개에 5,000원인 전복, 오도로(참치 종류)까지 끝도 없이 이어진다. 특히 ‘주방장의 눈물’(9,900원) ‘크레이지 보이’(6,700원) ‘핫 나이트’(9,500원) 등 재미있는 이름의 창작 초밥이 눈길을 끈다.너무 맛있어서 주방장이 눈물을 흘린 흔적이 남아있다는 ‘주방장의 눈물’의 경우 연어알, 장어, 아보카도, 연어, 양파, 사과마요네즈소스가 주재료. 11명의 주방장과 홍명식 사장이 머리를 맞대 개발해내는 창작 초밥들은 수시로 업그레이드가 된다.다양한 종류의 일본산 주류와 튀김, 장국, 구이 등의 메뉴도 ‘빵빵’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객층의 80%에 육박하는 여성들을 겨냥해 호박무스, 망고푸딩, 커피젤리 같은 디저트를 직접 만들고 자몽소주, 레몬소주 등 소주칵테일도 손님이 보는 앞에서 과일을 갈아 만들어준다.3단 레일이 설치된 대형 바에 정갈한 차림의 요리사가 늘어서 부지런히 서비스하는 광경은 미국 LA, 필라델피아에서 유행하는 스시바의 모습 그대로다.또 하나 특이한 것은 오붓한 모임을 위해 룸을 예약하는 손님에게는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특별한 메뉴를 짜준다는 점. 허진석 조리실장은 “손님의 연령, 기호에 따라 코스요리를 다르게 구성해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자랑한다.점심식사의 경우 1인당 1만5,000~2만원, 저녁은 2만5,000~3만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간단하고 상큼한 식사를 원하는 강남 직장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날로 단골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생선회와 구이, 튀김, 초밥 등이 제공되는 도시락(2만5,000원)도 인기가 높다.메뉴에서 식당 운영까지 남다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비결은 다양한 ‘출신성분’으로 구성된 직원들 덕분이다. 싸구려 횟집 주방장, 캐나다 유명 스시집 주방장, 특급호텔 요리사에 심지어 연예인 매니저, 볼링선수 등 실로 다양한 경력의 직원들이 날마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놓기 때문이다.메뉴에 소개돼 있는 ‘초밥 맛있게 먹는 법’을 따라해 보는 것도 재미다. 광어, 농어처럼 담백한 흰살 생선부터 붉은색, 푸른색 생선 순으로 먹으면 고유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초밥을 따뜻한 녹차와 함께 먹으면 입안의 남은 냄새와 기름기를 씻어줘 금상첨화. 손님이 직접 바에 설치된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녹차를 타 마실 수 있게 만든 시설도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