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보다 연비 좋고 가격 싸 경제성 뛰어나… 유럽수출 확대 ‘첨병’ 역할 기대

‘너희들이 디젤(경유)승용차의 진가를 알아.’국내에서도 디젤승용차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정부ㆍ자동차업계ㆍ환경단체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내 자동차 호적’에도 못오를 뻔한 디젤승용차가 2005년부터는 ‘옥동자’로 상큼하게 태어난다.정부는 최근 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부처간 이견을 보여왔던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법’의 연내 제정에 합의, 디젤승용차 2005년 판매허용을 위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정부는 2005년부터 현재의 유럽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3과 차기 기준인 유로4를 동시 시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 판매되는 유로4차는 특소세가 50% 감면된다.또 대기오염 저감을 위해 매연저감장치(DPF) 부착 및 무ㆍ저공해차, 초저황 경유에 대한 세금감면 및 보조금 지급 조치도 취해진다.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 문제는 EU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수준인 100대80이나 100대85로 조정하기로 하고 관련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하지만 자동차업계 및 환경단체, 정부부처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아 그동안 몇차례나 정책이 ‘갈팡질팡’해 와 디젤승용차의 국내 질주는 성급한 결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사실 자동차업계는 관련법규가 입법될 때까지 지켜본 후 신차개발 및 투자계획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휘발유승용차 게 서거라, 디젤승용차가 나간다디젤은 과연 오너드라이버들이 원하는 ‘꿈의 연료’인가. 그렇지는 않다. 단지 휘발유보다 경유가 가격이 저렴해 경제성이 뛰어나고 연료효율(연비)도 좋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경유가격은 휘발유가격의 58% 수준이다. 오는 2005년 경유승용차 판매에 따라 혹시 경유가격이 오르더라도 여전히 휘발유보다 가격이 싸다.실제 디젤(경유)을 사용해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RV의 경우 연비와 경제성에서 디젤연료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중형차인 현대 뉴EF쏘나타 2.0(오토)은 휘발유 1ℓ로 9.4㎞ 정도 주행할 수 있는 반면, 동급인 현대 싼타페 2.0 VGT 2륜구동(오토)은 11.8㎞로 25% 가량 연비가 높다. 배기량이 같은 휘발유차량보다 유지비도 40% 저렴하다.디젤자동차는 한마디로 휘발유차량보다 연비와 경제성에서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디젤차가 휘발유차량보다 우수성이 입증됐는데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디젤승용차를 판매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환경부의 배출가스 허용기준 때문이다.환경부는 지난 2000년 10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경유승용차 배출가스 기준을 EU 기준보다 훨씬 엄격하게 만들었다.환경부가 2001년 시행한 디젤승용차의 허용기준은 ㎞당 탄화수소 0.01g, 질소산화물 0.02g, 미세먼지 0.01g이다. 이는 EU의 유로3은 물론이고 200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유로4보다도 각각 5배, 12배, 2.5배 높은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다.자동차업계는 매연과 질소산화물의 배출농도를 획기적으로 저감시키는 친환경 디젤엔진 개발에 나서 디젤승용차 판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친환경 디젤엔진인 커먼레일엔진을 개발했다. 현대와 기아는 2005년 초부터 유로3 기준의 디젤승용차를 내놓고 같은해 10월부터 유로4 기준의 승용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현대와 기아가 개발한 커먼레일 디젤엔진은 모두 4가지. 클릭과 라비타 베르나용 1.5ℓ와 아반떼XD, 싼타페, 트라제XG 2.0ℓ, 쏘렌토 2.5ℓ,테라칸 2.9ℓ 등이다.현대의 커먼레일 디젤엔진은 보쉬(1.5ℓ, 2.0ℓ,2.5ℓ)와 델파이(2.9ℓ) 방식을 함께 쓰고 있다.GM대우와 르노삼성은 2005년 유로3과 유로4에 대한 중복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유로3은 포기하고 유로4에 적합한 차를 국내에서 시판할 계획이다.우선 GM대우는 전세계 GM네트워크를 활용, 오는 2006년 유로4 기준을 적용, 자회사인 독일 오펠의 아스트라, 코르사, 자피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르노삼성도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의 디젤차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65마력의 1.9ℓ엔진을 얹은 르노 세닉의 국내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EU는 디젤승용차의 천국유럽은 디젤승용차의 천국이다. 유럽의 디젤승용차 판매는 지난 92년 17% 수준에서 93년 20%를 돌파했다. 2001년에는 신규 등록 승용차 1,255만대 가운데 경유승용차가 494만2,000대를 기록, 39.4%를 차지했다. 오스트리아가 69.2%로 가장 높고, 프랑스 57.2%, 스페인 55.3%,이탈리아 38.8% 순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오는 2006년에는 유럽지역의 경유 승용차비율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유럽지역에서 디젤승용차가 이처럼 인기를 얻는 이유는 휘발유승용차보다 저렴한 연료비와 우수한 연비 때문이다. 더불어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휘발유차량보다 20~30% 적다는 환경문제도 기인했다. 유럽지역의 경우 연비는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30% 이상 좋고 연료비도 휘발유가격의 80% 수준이다.이에 따라 현재 디젤승용차 개발을 완료한 현대ㆍ기아자동차는 내수판매는 물론 유럽으로의 수출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2005년에 판매할 수 있는 아반떼ㆍ라비타(1500㏄)급과 쏘나타(2000㏄)급 디젤차량을 개발해 놓고 있다. 현대는 경유승용차의 확대가 예상되는 유럽에서의 수출경쟁력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 디젤승용차(아반떼XD 2.0, 라비타 1.5)를 지난 2001년에는 5만3,000대, 2002년에는 5만대를 판매했고 올해에는 6만3,700대를 예상하고 있다.자동차전문가들은 디젤승용차 판매가 오는 2005년부터 본격 이뤄지더라도 국내 시장에서의 초기 판매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로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돋보기 New Car기아자동차, 오피러스 2,700cc 시판기아자동차는 기존 오피러스(OPIRUS)의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한 ‘오피러스 2,700㏄’를 개발,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오피러스 2,700㏄’는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가변흡기 시스템이 적용된 고성능 V6 다중분사식 엔진을 장착했고 기존 오피러스에 적용된 수동 겸용 최첨단 5단 자동변속기, 독립 제어 풀오토 에어컨, 미끄럼 방지 장치, 최고급 풀 천연가죽시트, 운전석 및 동승석 파워시트, 뒷좌석 파워시트, 듀얼에어백, HID와 조사각도 자동조절 헤드램프, 전 좌석 5단 온도조절 열선시트, 차속 감응형 파워핸들, 후방장애물 감지장치 등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기아자동차 관계자는 “고급 대형승용차시장에서 2,700㏄부터 3,500㏄까지 풀라인업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고객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오피러스 2,700㏄가 국내 대형 승용차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굳히는 견인차의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판매가격은 종류에 따라 3,170만~3,6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