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드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다. 하나의 산업이요, 비즈니스다. 누드를 통해 엄청난 부가가치가 따라붙고 관련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다. 예전의 누드집이 일회적이고 지나가는 유행 정도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변화다.누드가 하나의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업체는 올해 초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성현아의 누드를 선보인 EMG네트워크다. 성현아 누드는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큰 기대를 모았고, 실제로 서비스 개시 후에는 인터넷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업계에서는 성현아의 누드를 올렸던 인터넷 사이트에 약 800만명의 네티즌이 다녀갔고, 모바일 등 기타 수입을 합칠 경우 매출액이 3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웬만한 중소기업 뺨치는 매출을 탤런트 혼자 올린 셈이다. 특히 서비스가 약 2개월간 진행된 것을 감안해 볼 때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최근 STC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탤런트 겸 영화배우 권민중의 누드는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성현아가 불을 댕긴 누드붐을 이어받아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그 인기도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전체 매출이 5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다. 기획사 역시 당초 기대를 훨씬 웃도는 팬(수요자)들의 반응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누드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누드로 얻는 가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치로 나타나는 수익 외에 또 다른 보너스가 기다린다. 다름 아니라 누드를 찍은 인기스타들의 이미지가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부수적인 효과다. 누드를 내면 끝장이라던 예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기업으로 치면 신제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면서 얻게 되는 이미지 제고와 같은 개념이다.성현아의 경우 신종 마약 엑스터시 파문으로 한때 연기활동에 위협받을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했다. 팬들도 대부분 재기가 영원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새출발하겠다”며 강행했던 누드촬영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성현아의 프로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결국 성현아는 요즘 새로운 영화에 캐스팅돼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권민중의 경우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해 연예활동 자체가 정체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이번 누드서비스를 극복했다는 것이 기획사의 설명이다. 누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방송이나 영화 쪽에서 많은 섭외가 들어오고 있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여기에는 팬들의 의식변화도 한몫 하고 있다. 벗는 것 역시 하나의 연예활동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제는 그저 ‘팬들을 위해 또 다른 서비스를 하고 있구나’ 정도로 여긴다. 서비스 내용이 마음에 들면 적극적으로 돈을 내고 구매하기도 한다.비난은 찾아보기 힘들다. 누드를 본 후 인터넷 등에 일종의 감상문을 올리는 사람들은 많지만 누드 자체를 비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권민중 누드를 돈 내고 본 사람들 가운데 여성이 60%라는 점도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대목이다.누드산업의 대박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경제적인 파급효과 역시 적잖다는 점도 드러났다. 특히 아이템 개발 부재로 고민하던 CP(Contents Provider)업체들과 이동통신서비스회사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단기간에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다 아이템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최근 튜브레코드와 명품 수입업체인 해피앤럭셔리가 ‘100억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톱스타 8명의 누드를 찍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많은 스타들이 아직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누드를 준비하고 있다.몇몇 스타들은 이미 구체적인 계획까지 잡아놓고 있다. 게다가 일반인들 가운데도 누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누드 전문 촬영 스튜디오까지 등장했다. 누드산업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너도나도 누드를 찍어 시장에 내놓을 경우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고, 자연 시장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최소한의 예술성을 갖추지 못하고 벗기기에만 치중해 질이 낮은 작품이 대거 나올 경우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일각에서는 이용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보통 한 번 보는 데 5,000원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논리다. 더욱이 서비스의 특성상 소장가치가 별로 없는데다 일회성 서비스인 만큼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제작사나 기획사들 역시 남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마인드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오재헌 EMG네트워크 대표는 “향후 누드서비스가 우후준순식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 치밀한 기획과 마케팅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