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를 마친 인력은 포화상태입니다. 미국으로 유학가 MS과정의 금융공학을 전공하려 합니다. 경영학과 교수들도 장려하고 있습니다.”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이성화씨(25)의 포부다. 최근 이씨와 흡사한 미래 계획을 세운 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해외MBA가 직장인의 인생 업그레이드 수단으로 각광받던 몇 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 내 톱5위에 드는 MBA과정을 졸업하지 않는 한 고액연봉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MBA 공급포화’시대. MBA의 대안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은행원 최진우씨(28)는 “약 2년이 소요되는 MBA과정과는 달리 금융공학 MS과정은 1년~1년 6개월이면 마칠 수 있다”며 “1억5,000만~2억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MBA보다 저렴하면서도 과정이 짧아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의 생각은 과연 옳은 걸까, 혹은 정보를 잘못 알고 있는 걸까. 정답은 ‘일부는 옳고 일부는 허상’이라는 것.MS금융공학은 해외에서도 90년대 들어 등장한 학문이기 때문에 유학정보가 부족한 상태다. 시장에서 활동하는 금융공학 인력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경영대학원인 MBA과정 중 파이낸스(Finance)를 세부전공한 사람들.둘째, 금융권에 입사 후 회사 자체의 교육을 거친 후 금융공학 관련 부문에서 활동하는 경우다. 셋째가 바로 대학원의 MS(Master of Science)과정 중 금융공학을 전공한 부류다.MS 금융공학 과정은 MBA와 달리 직장경력이 없어도 입학이 가능하다. 뉴욕 월스트리트와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금융시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학원의 금융공학 과정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뉴욕대와 MIT, 시카고대, UC버클리가 대표적인 경우다.미국 보스턴대 등 일부 학교는 MA(Master of Arts)과정에 금융수학(Mathematical Finance)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하기도 했다. 금융공학이라는 용어 대신 수리금융학(Mathematical Finance) 혹은 계산금융학(Computational Finance)이라는 용어로 개설된 학교도 있다. 수학과 전산학, 금융 등이 융ㆍ복합된 이 학문은 학제적 접근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학문이름이 달라진다.금융공학 전공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 사이버포럼 ‘금융공학연구회’의 부시삽인 김종훈 한화증권 금융공학팀 대리는 “2년 과정인 MBA에 비해 재교육 개념이 강한 MS 금융공학 과정은 상대적으로 짧은 1년~1년 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학비와 생활비가 절감되는 게 당연하다”며 “학기당 학비 자체는 MBA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김대리는 “다만 학교 장학금이 거의 없다시피한 MBA와 달리 MS과정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국내 대학원 중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수원대 등에 금융공학이 개설돼 있다.KAIST 테크노MBA ‘금융공학’ 과정(2년 전일제)은 정구열 교수와 금융공학 1세대로 평가받는 김인준 카이스트 교수 등이 이끌고 있다.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2년 야간)에서는 위험관리와 파생상품으로 유명한 한완선 교수와 이준행 교수, 이인형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