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보증기금의 워크셰어링제 도입으로 일자리 나누기 개념이 탄생한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년, 고용불안,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각종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가 시행되거나 법제화됐다.외국의 경우에는 우리처럼 특수한 임금성격(연공급, 퇴직금 등)이 아닌 연봉제, 성과급 등의 보편화로 정년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우리나라와 기업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경우는 이미 60세 정년제를 확보했고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65세 정년제 또는 정년 폐지로 나아가고 있다.정년제가 없는 미국의 경우는 나이로 인한 퇴직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유럽국가 역시 정년제를 없애고 고령자를 위한 워크셰어링제를 시행하고 있다. 워크셰어링은 일반적으로 입법ㆍ사회계약형과 긴급피난형, 자발적 휴업ㆍ근로시간 단축형으로 나뉘는데 보통 근로시간 단축형(이에 상응하는 임금 삭감)을 통해 일자리를 나눈 경우가 많다.지난 99년 일본의 히노자동차공업사는 1일 노동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워크셰어링제를 단행했다. 약 1년간 시행된 히노자동차의 일자리 나누기는 생산라인의 간접 부문에 종사하는 55세 이상의 종업원 250명을 대상으로 1일 노동시간 중 1시간을 단축(이에 상응하는 임금삭감)했다.이로 인해 기업의 구조개혁에 필요한 고정비용은 줄어들었고, 종업원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휴직을 선택하거나 풀타임, 파트타임 근로를 택해 고용을 유지했다. 여분의 생산량은 새로운 직원을 고용해 일자리를 나눠 보충했다. 산요전기, 후지쓰 등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을 줄여 일자리 나누기에 참여했다.독일의 폴크스바겐사는 93년 최악의 자동차산업 불황을 맞아 3만명의 인력을 줄여야 할 입장이었다. 그러나 노사합의로 근로시간 단축(주36시간 근로에서 주28.8시간 근로로 합의)과 이에 상응하는 임금삭감(연 수입 약 10% 삭감)으로 3만명의 해고를 막는 워크셰어링제를 도입해 고용을 유지했다.파트타임제로 일자리 배분프랑스의 르노사는 97년에 관리직을 포함한 전사원을 대상으로 자발적 파트타임 근로 제도를 골자로 하는 워크셰어링제를 실시했다. 최소 1주에 16시간 이상, 최대 풀타임 노동자의 연간 근로시간의 80%까지를 단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였다.임금 역시 근로시간 단축에 상응하는 금액이 삭감됐지만 대신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노동력의 부족분은 사내모집을 통해서 지원자를 뽑거나 추후 외부에서 모집해 일자리를 나눴다.벨기에는 육아문제 해결을 위한 휴직제도형의 성격을 띤 워크셰어링제를 실시했다. 기업은 대체근로자, 실업자 등을 고용해 근로를 부담하게 하는 전국 규모의 노사협정을 94년 체결한 바 있다. 휴가기간의 선택폭은 3개월부터 1년까지 가능하게 했고 근로시간 단축도 인정하는 워크셰어링제를 도입해 통상 근로시간을 20~50% 줄이는 휴가 형태로 고용을 유지했다.70년대 유전개발로 경제호황을 누렸던 네덜란드는 임금상승과 소비급증으로 80년대 소위 ‘네덜란드병’을 앓았다. 당시 네덜란드는 계속된 경제침체와 심각한 노사갈등, 사회불안으로 고용불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노사가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인상 억제를 통한 파트타임 근로제 확대와 파견근로제 활성화로 고용을 유지하고 워크셰어링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