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는 보드게임 카페는 온라인게임과 달리 사람들이 모여서 테이블에서 여러 가지 카드게임을 즐기는 아날로그형 사업이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사업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사회가 디지털화될수록 오프라인상의 커뮤니티나 교류의 필요성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젊은층에게 인기를 모으는 보드게임 카페는 창업계에 새로운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40~50평 이상의 대형 매장 업종인데다 카페와 게임을 결합한 사업이라 기존에 영업이 부진한 PC방이나 카페, 커피숍 및 호프집의 업종 전환 아이템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보드게임 카페를 놓고 새로운 창업계의 스타로 떠오를지 여부를 저울질 하느라 바쁘다. 발빠른 사업자들은 이미 보드게임 카페 출사표를 던지고 활발하게 가맹영업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서울대 앞에서 처음 등장, 소수 마니아들만 찾던 보드게임 카페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보드게임은 카드, 주사위, 보드 등을 이용해 판 위에서 게임을 하는 게 특징. 화투나 카드도 일종의 보드게임이지만 종류나 내용이 훨씬 다양하다. 가장 잘 알려진 건 ‘부루마블’. 영화 <쥬만지 designtimesp=24065>에 나오는 주사위를 던지는 게임도 보드게임이다.게임을 즐기다 보면 인내와 규칙에 대한 존중, 순발력,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 휴먼터치 성향이 강하고, 일부 업체에서는 보드게임의 특징을 반영해 ‘머리가 좋아지는 카페’라는 슬로건을 내건 사례도 있다.보드게임은 사람끼리 마주앉아 서로의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 고민한다는 점에서 ‘인간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보드게임의 종류는 무려 1만여가지에 달한다. 역사ㆍ정치ㆍ경제ㆍ미술ㆍ스포츠ㆍ건설ㆍ경영 등 주제도 무척 다양하다. 규모 또한 카드 몇 장이 오가는 간단한 것에서부터 수천 개의 병사들과 전차들이 움직이는 수준까지 천차만별이다.어떤 게임은 몇 분간 짧게 즐길 수 있는가 하면 몇 시간 머리를 짜내야 하는 게임도 있다. 5~10분이면 게임도우미를 통해 간단하게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쉬워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하지만 ‘뜨는 사업’ ‘색다른 아이템’이라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보드게임 카페 사업이 아직 시장에 뿌리를 내린 상태가 아니므로 철저하게 사업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게임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다른 사업에 비해 고객 확보 속도가 느린 편이다.또 보드게임을 체험한 계층이 적어 대학가 이외의 상권에서는 도전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단점이다. 아울러 게임 수입의 경우 마진율이 높기는 하지만 게임 수입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고, 대부분의 대학가상권은 A급 입지가 아니고서는 방학이나 시험기간에 매출이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성균관대 주변에서 보드게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박경환 사장(31)은 보드게임 카페의 이런 한계점을 보완한 사업모델로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례이다. 박사장은 한의사 출신이다.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종인 한의사를 그만두고 보드게임 카페를 택한 것은 그 자신이 보드게임 마니아로 게임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골손님으로 보드게임 카페를 이용하다가 사업적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박사장의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은 베이커리 카페와 테이크아웃 커피를 결합한 점. 보드게임 카페가 난립하더라도 탄탄한 수익모델을 갖추자는 게 박사장의 전략이었다. 실제로 일반 보드게임 카페에 비해 객단가가 훨씬 높고, 이 점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느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연히 점포도 1층에 얻었다.대학가라서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께부터 고객들이 몰린다. 오후 6시께 가장 손님이 많다. 저녁식사도 겸하고, 술자리를 갖기 전에 들르는 것이다. 박사장은 입소문을 통한 반응들을 보면서 성장가능성을 피부로 느낀다고 한다.회원을 위해 1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 할인권과 이용금액의 5%를 적립해주는 포인트카드 등의 여러 가지 이벤트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단골고객의 로열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시작했다고. 보드게임 카페는 마니아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활용, 마니아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마련하고 있다.식비와 인건비 등 지출의 최소화, 투자개념의 홍보와 마케팅. 계절마다 인테리어 변화로 신선함을 유지하는 세 가지 원칙을 고수하려고 한다. 또한 완벽한 게임도우미의 역할을 위해 직원들에게 친절교육과 게임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청결문제가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오랜 시장조사를 거쳐 창업을 한 것은 지난 3월. 박씨가 창업에 들인 비용은 점포임대료와 인테리어비용은 제외하고 총 4,800만원(30평 점포 기준)이 들었다. 현재 올리고 있는 매출은 1인당 평균 객단가가 5,000원으로, 월평균 2,800만원 정도. 순이익은 월 1,390만원 정도다.박사장은 경희대 앞에도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촌, 한국외국어대, 노량진 등지에 3, 4 호점의 개장도 구상 중이다. 또 박사장의 성공이 소문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 요청도 밀려들어 현재 가맹상담도 해주고 있는 상태.지난 겨울 대학로에서 보드게임 카페를 창업했던 김모씨(32)는 창업 5개월 만에 간판을 내렸다. 개업 초반기에는 하루 평균 15만원의 매출을 올리다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줄어들어 10만원 채우지 못하는 날이 수두룩했다. 매장에 투자한 비용은 초기에 점포임대비를 제외하고 7,000만원 정도.실패원인은 무엇일까. 안일한 자세와 사전조사 부족, 고객에 대한 서비스마인드 부족이 원인이었다. 보드게임 카페가 뜨고 있다는 언론만 믿고 사전조사를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시작한 경우이다.창업 후 층수가 높고 매장입지가 다소 외졌는데도 불구하고 매장을 알릴 만한 어떠한 홍보와 이벤트도 전혀 하지 않았다. 다른 매장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때도 지켜보기만 할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가만히 있어도 가게가 운영될 것이라는 착각에서 헤어나지를 못한 것이다. 고객들의 방문목적인 보드게임도 제대로 갖춰놓지 않았다. 게다가 게임에 대한 지식도 부족해 정확히 설명을 하지 못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갔다.고객들은 가격이 더 저렴하고 게임의 종류가 많으며 서비스가 친절한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손님들을 주변 경쟁점포에 빼앗기기 시작했지만 방관만 했다. 결국 실망한 손님들은 다시 찾지 않아 매출이 가파르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