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16년 연속 한국 주식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선점한 중개 서비스는 물론 해외 주식, 해외 파생상품 등 해외 거래 비율이 높아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온 성과라는 게 키움증권의 설명이다.
‘금융업계의 아마존’ 목표 원년
이현(64) 키움증권 사장은 사내에서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이 나서기보다 직원을 믿고 맡기는 편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한 번 믿으면 성과를 낼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성격이다.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키움증권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마다 수장을 맡으며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키움증권은 2012년 삼신저축은행을 인수해 키움저축은행을 설립했다. 이 사장은 키움저축은행의 첫 수장을 맡아 회사를 안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적자였던 키움저축은행은 이 사장 취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2014년 우리자산운용 인수 뒤 2016년 새로 출범한 키움자산운용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관을 대상으로 채권형 펀드를 판매하는 영업에 주력해 키움자산운용을 채권형 펀드의 강자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과 대체 투자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높이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그러모았다.
키움자산운용은 합병 후 운용 자산이 70% 이상 불어나며 단숨에 전체 5위 종합 자산 운용사로 뛰어올랐다. 이 사장은 2018년 키움증권 수장에 취임한 이후 효율적이면서도 균형 있게 조직을 운영하는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사장은 ‘다니기 쉬운 직장보다 일하기 편한 직장’이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 창립 20주년을 맞아 디지털화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회의 문화도 간소화하는 등 직원의 자율과 책임을 확대해 빠른 의사 결정에 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사장은 올해 키움증권을 ‘금융업계의 아마존’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원년으로 삼고 있다.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 공간에서 모든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금융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회사의 플랫폼을 빅데이터 시대에 맞게 진화시켜 맞춤형 리서치·매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대별·성향별 금융 투자와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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