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스페셜 리포트] 뉴노멀 성장 키워드 ‘ESG’로 새판 짜기
삼성그룹, 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운영
삼성전자는 지난 3월 4일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과 사회 가치 제고 등을 포함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본격화와 준법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유럽·중국 지역의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 선언’
삼성전자는 2월 28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ESG 대응 강화를 지속해 지속 가능 경영 기반을 착실히 다져 나갈 것이라며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 경쟁력 개선과 함께 환경적·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지속 가능 경영의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지속 가능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전사 차원 협의 기구인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으로 격상해 경영 전반의 의사 결정 과정에 지속 가능 경영을 더 높은 순위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 경영지원실 산하에서 운영해 온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격상하고 전사 지속 가능 경영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사업부 단위에도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설립해 제품 기획에서부터 연구·개발(R&D)과 마케팅·애프터서비스 등 전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지속 가능성을 제품과 서비스에 구현하도록 했다.
삼성그룹, 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운영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지속적인 수자원 관리 노력으로 반도체업계 최초의 ‘물 사용량 저감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 시설과 연구소가 있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는 영국 카본 트러스트의 인증 수여식에서 조직 단위 ‘물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카본 트러스트는 영국 정부가 2001년 기후 변화 대응과 탄소 감축 방안의 일환으로 설립한 친환경 인증 기관이다.

삼성전자는 용수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정을 최적화하고 멤브레인(특정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막) 기술을 도입해 고농도 폐수를 정화해 유틸리티 설비에 사용하는 등 폐수 재이용률을 높였다. 또한 반도체 사업장의 전문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수질을 전공한 박사급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30개 이상의 기술 직무 교육을 운영해 용수 절감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2017~2018년 평균 사용량 5015만 톤 대비 2019년 4911만 톤으로 약 104만 톤의 용수를 절감했다. 이는 20만 인구가 한 달 사용하는 용수 사용량과 비슷한 양이다.

한편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관계사들은 지난해 11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것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앞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도 확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과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현업에 적용한다. 또한 삼성 금융 관계사들은 신재생에너지·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석탄 관련 투자, 시공·트레이딩 사업에서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사업을 완공·계약 종료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탈석탄 방침을 전격 결정했다. 이는 한국의 비금융사로서는 최초의 탈석탄 선언이다. 건설부문은 석탄 화력 발전 관련 사업에 투자·시공 등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는다. 상사부문 역시 기존의 계약된 석탄 트레이딩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계약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