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에서 그룹 회장으로…본인과 같은 인재 양성에도 최선

[컴퍼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시장에서 ‘승부사’로 통한다. 동물적인 투자 감각과 승부사적 기질로 최고의 금융 전략가 반열에 올랐다. ‘흙수저’에서 그룹 회장에까지 오른 그는 인재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년간 배당금 전액을 기부해 누적 금액만 250억원에 달할 정도다.

박 회장은 자서전에 “이 땅의 젊은 금융 인재가 세계로 흩어져 인적 네트워크를 갖는 것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글로벌 인재 육성을 강조해 왔다.

그의 인재 양성 철학의 집합체는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이다. 이 재단 프로그램에 참가한 금융 인재는 총 33만 명에 달한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 20년간 33만 명 인재 육성

재단의 대표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은 장학 사업이다. 2000년 5월 시작된 이 사업은 국내외 대학생을 지원하며 한국 최대 규모의 장학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해외 교환 장학생 5817명, 국내 장학생 3578명, 글로벌 투자 전문가 장학생 122명 등 9641명의 학생이 혜택을 누렸다.

해외 교환 장학생 프로그램은 2007년 1기 선발을 시작했다. 교육의 기회는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또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인재를 중시하자’는 미래에셋의 경영 이념에 따라 글로벌 인재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학업 성적이 우수함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교환 학생 과정에 참가할 인원을 선발한다. 봄·가을 학기에 걸쳐 1년에 두 차례 장학생을 선정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해외 경험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매년 700명에게 학자금과 체재비를 후원한다.

선발된 학생은 ‘받는 나눔’을 ‘나누는 나눔’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들은 관련 블로그에 교환 학생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게재하는 ‘글로벌 특파원 제도’에 참여 중이다.

또한 ‘장학생 셰어링 데이’를 통해 선배 장학생들은 신규 장학생에게 국가별 멘토링도 실시 중이다. 나눔의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 해외 교환 장학생이 다음 기수에 노하우를 전달하는 쉐어링데이 현장.
미래에셋박현주재단 해외 교환 장학생이 다음 기수에 노하우를 전달하는 쉐어링데이 현장.
청소년 멘티가 성장해 멘토로 활동…받는 나눔에서 나누는 나눔으로

글로벌 문화체험단도 눈에 띈다. 전국 지역아동센터 이용 청소년이 대상인 이 프로그램은 여름·겨울 방학을 활용해 연 2회 실시된다. 아동센터 청소년 200명을 대상으로 3박 4일간 중국 상하이 혹은 선전의 역사 문화 경제 탐방 기회가 제공된다. 해외 경험이 쉽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중국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견학 기회를 주는 것이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 관계자는 “청소년 시기의 해외 탐방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자존감 형성과 미래 설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청소년 멘티로 참가했던 학생이 세월이 지나 멘토로 캠프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경제 교육 프로그램은 2006년 8월부터 ‘우리아이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다.

현재까지 8만758명이 교육을 받은 ‘우리아이 경제교실’은 다양한 특강과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학부모와 어린이가 함께하는 체험 학습형 프로그램이다. 7만7666명이 참가한 ‘우리아이 스쿨투어’는 전문 강사가 전국 소규모 학교를 찾아가 맞춤형 경제 교육을 실시한다. 2010년 수도권에서 시작해 지방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보드게임과 퀴즈 등으로 경제 상식을 넓혀 아이들이 건전한 경제 관념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아이 경제박사 캠프’와 ‘청소년 금융 콘서트’ 역시 경제가 낯설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학생들에게 금융 상식과 지식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이 운영하는 해외교환 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 모습.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이 운영하는 해외교환 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 모습.
아이들이 원하는 서적, 소유 개념으로 후원

2013년부터 시작된 ‘희망듬뿍 도서지원’ 역시 아이들이 건강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들이 각자 원하는 분야의 책을 도서관처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은 이 사업으로 학생들에게는 책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교사들에게는 독서 교육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만1056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 사업은 청소년 독서 운동에 필요한 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인 ‘행복한아침독서’와 함께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올바른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아동 복지 시설 교사를 대상으로 독서 교육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은 결식 아동과 저소득층 청소년 지원 사업과 사회 복지 시설 후원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 활동을 통해서도 어려운 이웃과 호흡하는 중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